현대자동차가 제너럴모터스(GM) 인도법인의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한다. 이번 인수로 현대차의 인도 내 총 생산능력은 최대 100만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16일(현지시간) 인도 하리야나주 구루그람 현대차 인도법인(HMI)에서 GM 인도법인(GMI)과 탈레가온 공장 자산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본계약 체결에 따라 연내 인도 정부의 승인 등 선결 조건이 충족되면 HMI는 GMI 탈레가온 공장의 특정 대지와 설비에 대한 권리를 완전히 취득한다. 인수 금액은 상호 간 협의로 공개하지 않았다.
현대차가 탈레가온 공장 인수를 결정한 것은 급성장 중인 인도 자동차 시장 주도권 강화와 전동화 전환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보가 주목적이다. 세계 최대 규모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지난해 476만대의 신차가 팔려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에 올랐다. 특히 승용차 시장은 2030년 5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최근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지난해 현대차는 인도에서 총 55만2511대를 판매해 14.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마루티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14.6%의 점유율로 2위를 유지했으나, 코로나19 종식 이후 늘어나는 현지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에 생산능력의 제한이 있었다.
현대차는 GMI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해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 핵심 차종 공급을 확대하고 신속하게 다양한 차종을 투입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탈레가온 공장은 기존 연간 13만대 수준의 완성차 생산능력을 보유했다. 현대차는 취득 절차가 완료되면 2025년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라인 개선을 통해 기존 첸나이 공장 생산능력을 75만대에서 82만대로 올린 만큼, 이번 인수와 향후 계획을 고려하면 현대차 인도 생산능력은 100만대 수준까지 늘어난다.
현대차는 탈레가온 공장 인수를 계기로 급성장이 예상되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전기차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 올 상반기 인도 전기차 판매량은 4만6650대로 지난해 연간 판매량에 육박할 정도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30년 연간 전기차 판매량은 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1996년 판매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인도에 진출, 인도 내 최대 자동차 수출(누적 기준) 기업으로 성장했다. 올해 5월에는 첸나이 공장이 위치한 타밀나두주와 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10년간 전기차 생태계 조성과 생산설비 현대화 등에 2000억루피(한화 약 3조2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김언수 현대차 인도아중동대권역장 부사장은 “올해는 현대차의 27년 인도 진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2025년 탈레가온 공장 본격 가동을 시작으로, 인도 자동차 산업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최첨단 제조 허브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