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주문결제기 '키오스크'가 호텔숙박업 시장에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요식업계를 중심으로 활용 사례가 누적되자, 중국 단체관광 허용을 기점으로 늘어날 '유커'에 대응할 다국어 지원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외국어 가능 직원을 고용하는 인건비보다 키오스크 설치 유지 비용이 더 경제적이라는 인식도 자리잡기 시작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POS)·키오스크 전문업체 씨에이치아이포스(대표 이태용)은 최근 비대면 스마트 솔루션 '하이호텔오더'를 출시하며 숙박테크 시장에 진출했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즐겨 이용하는 인천공 인근 호텔을 중심으로 빠르게 도입 지점을 늘리고 있다.
하이호텔오더는 호텔 각 객실에 비치된 태블릿을 통해 고객에게 영어·일본어·베트남어를 포함한 5개 국어로 서비스를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호텔용품이나 룸서비스는 물론 배달음식 주문, 택시 호출 기능도 지원한다.
하이호텔오더는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여행 문화에 주목해 개발됐다. 국내 배달음식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 역시 한국여행 필수코스 중 하나로 배달음식문화를 꼽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행객들이 직접 배달 앱을 이용하거나 호텔 직원에게 부탁하기에는 언어 문제 해결이 어렵다. 씨에이치아이포스는 키오스크에 룸서비스를 포함한 배달음식 주문 기능을 추가, 호텔 프론트에서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키오스크 도입 비용은 고객의 음식 주문 시 음식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 부가수익으로 상쇄하도록 사업모델을 설계했다. 배달 앱이 입점 매장에 주문 수수료를 받는 것처럼, 이를 숙박업소와 주변 음식점 간 협업 생태계가 되도록 고안한 것이다.
현재 주력 모델인 태블릿형 키오스크를 향후 QR코드에 기반한 웹페이지 등으로 채널 확장할 계획이다. 중국 대형 간편결제업체와 결제 솔루션 제휴 논의도 진행 중이다.
객실 룸서비스 이외에도 로비에 설치하는 무인 체크인 기기 등 키오스크 도입은 지속 확대되고 있다. 중소형 호텔 시장에서 1인 매장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지만, 인구절벽으로 인한 구인난으로 임직원 확보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메사추세츠 공과대학 출신 김종윤 대표가 이끄는 비버웍스가 최근 야놀자의 브랜드 호텔에 무인 체크인 키오스크를 도입하기로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비버웍스는 체크인 키오스크 외에도 룸서비스를 비대면으로 결제해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냉장고', '테이블오더' 등을 향후 도입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비버웍스 관계자는 “현재 중소형 호텔 창업자 대부분이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혼자 일하시는 사장님들을 도와드릴 수 있는 사람처럼 똑똑한 기계를 개발, 도입하는데 사업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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