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전력거래소가 오는 31일 올해 하반기 '일반수소 발전시장' 경쟁 입찰 지표를 확정한다. 올해 상반기 일반수소 발전시장에서 쟁점으로 떠올랐던 열·부생수소에 대한 가점은 소폭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정부가 연료전지 특성을 나눠 판단하기보다 '분산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입찰시장을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2일 정부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는 오는 31일 수소발전입찰시장위원회를 열고 '2023년 하반기 일반수소 발전시장 경쟁입찰' 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이르면 오는 31일 당일, 늦어도 내달 1일에는 올해 하반기 일반수소 발전시장 경쟁입찰을 공고한다.
산업부와 전력거래소는 올해 하반기 일반수소 발전시장 경쟁입찰에서 평가지표를 일부 조정한다. '일반수소 발전시장'은 가격 평가점수 60점, 비가격 평가점수 40점으로 총 100점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가격 평가점수를 제외한 '비가격 평가점수' 배점을 일부 조정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경쟁입찰에서는 '열'과 '부생수소'가 가격지표와 비가격지표에 모두 영향을 미쳐 낙찰 당락을 결정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열과 부생수소에 대한 가점을 1~2점 정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일반수소 발전시장 입찰 개설물량은 상반기와 동일한 650GWh다. 하지만 낙찰물량은 약 10% 수준으로 조정 여지가 있다. 올해 상반기 입찰에서도 최종 낙찰물량은 입찰개설 물량보다 10% 증가한 715GWh였다.
연료전지 업계는 올해 하반기 가격지표에 따라 일반수소 발전시장 방향이 명확하게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와 전력거래소는 올해 처음으로 시작하는 일반수소 발전시장 입찰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2회로 실시하고, 내년부터는 연 1회만 시행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특히 제도를 첫 시행한 올해는 '입찰 가격'을 발견하는 성격도 있기 때문에 입찰 지표를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사실상 입찰 지표를 바꾸기가 어려워 입찰시장 지표가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하반기 입찰 결과에 따라 국내 연료전지 시장의 경쟁구도가 바뀔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일반수소 발전시장 경쟁입찰에서는 낙찰된 5개 발전사업자 중 4개 발전사업자가 두산퓨얼셀의 '인산형 연료전지(PAFC)' 방식을 택했다. 국내 연료전지 시장을 과반 넘게 점유한 두산퓨얼셀이 블룸SK퓨얼셀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방식을 제치고 올해 상반기 입찰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 셈이다. 일반수소 발전시장 개설 이전에는 국내에서 누적으로 과반 넘게 점유한 PAFC를 SOFC가 추격하는 형태였다. 일반수소 발전시장 개설 이후로 이 구도가 반대로 바뀌었다.
연료전지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연료전지 발전 특성을 지나치게 구분하기보다, 소규모 분산전원 확대에 초점을 맞춰 입찰시장을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료전지 시장은) 제품을 파는 사업자가 사실상 둘 밖에 없다”면서 “두 사업자의 기기 자체 특성을 없애고 분산성 자체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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