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패키징 기술 역량을 확보하려면 두가지가 선행돼야 합니다. 첫번째는 '통합 접근 방식 설계'와 '전기적 설계에 대한 기본 이해' 입니다.”
한기진 동국대 교수는 '첨단 패키징의 전기적 설계' 주제 발표에서 독자 설계만으로는 첨단 패키징 실현이 어렵다며 다양한 구조(아키텍처)를 아우르는 전방위 설계 전략인 '통합 접근'을 강조했다.
반도체 제품 설계자, 시스템 설계자, 공정 엔지니어, 재료 엔지니어, 신뢰성 엔지니어 간 협업이 대표적인 통합 접근이다.
한 교수는 첨단 패키징 기술을 고도화하려면 '전기적 설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기적 설계는 패키징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구조의 열·기계·전기·재료 특성에 기반한 설계를 의미한다. 패키징 설계에 대한 가장 밑바탕으로 첨단 패키징 역시 이러한 전기적 설계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된다는 설명이다.
최근 반도체의 전력 효율성이 강조되고 데이터 대역폭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호와 전력 노이즈 저감을 위한 전기전 설계 개선이 요구된다. 한 교수는 전자파를 예로 제시했다. 그는 “개별 칩 성능이 아무리 향상되더라도 패키지에서 칩을 연결하는 선로와 전력공급망 전자파 특성을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면 전체 시스템 성능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주목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HBM은 D램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수직으로 쌓는 기술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서는 도체, 절연체, 전도성 실리콘 등 재료 특성 이해가 전제된다.
이종접합 대표 사례인 '칩렛'에서도 전기적 설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칩렛은 인접한 반도체(다이)를 연결하는 구조다. 패키징 내부 연결과 분리돼 상호 영향을 주지 않고 반도체 특성에 따라 선로 구조 설계와 모델링 자체가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
한 교수는 “수율을 향상시키고 공정 의존도를 줄이는 칩렛 기반 멀티 다이 시스템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복잡한 패키징 선로와 전력 분배망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예측하고 무결성을 확보할 전기적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