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찬드라얀 3호와 달의 남극

우주로 발사되는 찬드라얀 3호. 출처=인도우주연구기구(ISRO)
우주로 발사되는 찬드라얀 3호. 출처=인도우주연구기구(ISRO)

달 남극에 인류의 손길이 처음 닿았다. 인도가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 발사로 처음 이룬 성과다.

인도는 미국, 소련, 중국에 이어 네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했는데, 각각 네 번 시도가 다 뜻 깊다.

러시아는 1966년 최초 무인 달 착륙을 성공시켰고, 뒤이은 미국은 1969년 유인 달 착륙을 이뤘다. 비교적 최근인 2019년 중국이 달 뒷면에 착륙, 새로운 달 탐사의 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인도가 여태껏 우리가 닿지 못했던 달 남극에 착륙, 또 다른 발전을 이뤘다. 달의 남극은 운석 충돌로 비롯된 크고 작은 크레이터가 산재한 곳이다. 높이가 9000m를 넘는 산도 있다. 험하기 이를 데 없어 착륙이 쉽지 않아 특히 이번 착륙 성공이 뜻깊다.

인도는 두 번의 시도 끝에 이번 쾌거를 이뤘다. 당초 2019년에 찬드라얀 2호 발사로 달 남국 착륙에 나선 바 있다. 달 궤도 진입까지는 성공이었지만, 착륙선 '비크람'의 착륙시도 과정에서 교신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얘기치 않은, 아쉬운 실패였다.

그리고 그 의지는 이번 찬드라얀 3호로 이어졌다. 인도는 도전을 거듭해 끝내 달 남극 착륙 성공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달 착륙선 비크람. 출처=ISRO
달 착륙선 비크람. 출처=ISRO

이번 성과의 무대가 달의 남극인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달의 남극은 앞으로 우리 인류의 또 다른 발걸음을 지탱할 발판이 될 수 있는 곳이다.

달의 남극에는 '영구 음영지역'으로 불리는 그림자 진 지역이 있다. 여러 개 크레이터들이 만들어낸, 태양 빛이 닿지 않는 곳이다. 연구자들은 이곳에 얼음 형태로 물이 존재할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몇몇 관측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우리 인류 생존에 물의 중요성은 두 번 말하면 입 아픈 것이다. 물을 분해하면 산소가 발생한다. 남극의 얼음을 활용해 굳이 지구에서 물과 산소를 싣고 가지 않아도, 달 장기 체류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더욱이 수소도 물을 분해해 얻을 수 있다. 수소는 발사체 연료로 쓸 수 있다. 수소를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면 우주탐사 전진기지를 마련할 수 있다.

달은 중력이 지구 6분의 1 수준이다. 지구에서보다 적은 추력으로 발사체를 쏴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연료 현지조달까지 가능하다면 달보다 더 먼, 심우주 탐사 전진기지로써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달의 남극. 파란색 표시는 얼음이 존재할 것으로 보이는 곳. 출처=NASA
달의 남극. 파란색 표시는 얼음이 존재할 것으로 보이는 곳. 출처=NASA

인도와 찬드라얀은 애초에 달의 얼음과 연관이 깊었다. 처음으로 달에 물과 얼음 존재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를 마련한 것이 바로 인도의 첫 달 탐사선 '찬드라얀 1호'다.

그리고 실제 얼음을 확인하는 역할은 이번 찬드라얀 3호가 넘겨받게 됐다. 비크람에 실린 로버 '프라그얀'이 달 표면 광물 원소와 함께 얼음 흔적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번 성공은 우리나라와 같은 우주 분야 후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주 선진국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더욱이 들인 예산도 생각보다 적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찬드라얀 3호는 7500만달러, 약 900억원 임무 비용으로 달 남극 착륙에 나섰다. 미항공우주국(NASA)이 2021년 받은 달 착륙선 개발 예산은 10배 이상 많은 8억5000만달러였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