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정부가 퐁트누프 원전의 '사업 추진 결정 신청서'를 접수받고 공식 검토 절차에 돌입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폴란드 민간발전사와 협약을 맺고 사업타당성 조사에 관한 용역도 수행할 계획이다. 원전 업계는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 건설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소송, 자금조달을 향후 변수로 보고 있다.
27일 외신과 원전 업계에 따르면 폴란드전력공사(PGE)와 민간발전사인 제팍(ZE PAK)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폴란드 기후환경부에 퐁트누프 원전에 관한 '사업 추진 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서에는 한국형 원전 노형인 APR1400 2기를 퐁트누프 지역에 건설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폴란드 정부가 퐁트누프 원전 사업을 공식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에 돌입한 셈이다.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을 위한 발전사 간 협력도 진행되고 있다. 폴란드전력공사와 제팍은 합작법인인 'PPEJ(PGE PAK Energia Jadrowa)'를 설립한 바 있다. 한수원은 향후 PPEJ와 계약을 맺고 사업 타당성 조사에 관한 용역을 수행할 계획이다. 사업 타당성 조사로 부지 적합성, 용수 공급 방안 등을 파악한다. 1~2년이 걸릴 전망이다.
폴란드 언론은 이르면 올해 안에 PPEJ와 한수원이 특수목적법인(PSV)을 설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PEJ와 한수원이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면 설계·조달·시공(EPC) 단계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하지만 국내 원전업계는 향후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소송 문제, 지분참여율 등이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웨스팅하우스의 소송이다.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지난해 10월 한수원이 개발한 APR1400, APR1000 원전에 사용한 기술이 미국 수출입통제법에 따른 수출통제 대상이니 수출을 제한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APR1400에 자사 기술이 적용됐다며 이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려면 웨스팅하우스와 미국 에너지부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웨스팅하우스의 소송 건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분을 많이 참여하면서 해결해야 할 자금조달도 과제다. PPEJ는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을 건설하면서 한수원에게 49% 지분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PPEJ의 지분참여율은 51%로 과반을 유지하면서 우리나라에게 최대한 자금을 조달해달라는 의미다.
원전 전문가는 자금조달 문제보다 웨스팅하우스와의 소송을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짚었다.
원전업계 한 전문가는 “자금조달은 한국 원전이 단가 면에서 워낙 경쟁력이 있으니 가능할 것”이라면서 “관건은 미국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웨스팅하우스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퐁트누프 부지 환경조사를 위해 1~2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안에 (웨스팅하우스와 분쟁을) 조정하면 된다”면서 “만약 그렇게 안 될 경우에 대비해 한수원도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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