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야 4당은 26일 대규모 합동 장외집회를 열고,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규탄에 나섰다. 또 윤석열 정부를 향한 공세 수위도 높였다.
야 4당과 시민사회단체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집결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5만여 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일본이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다”며 “핵 오염수 방류는 태평양 연안 국가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를 향해 가장 인접한 국가이고 가장 피해가 큰 대한민국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정부 대응에 대해 “일본이 이웃 나라 눈치를 보며 방류를 망설일 때 이런 패악질을 가장 합리화하고 지지한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윤 대통령은 자신이 일본의 심부름꾼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대리인임을 명심하라”고 말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제 우리 바다는 핵 오염수 투기 전과 후로 나뉘는, 돌이킬 수 없는 암흑의 30년을 아니 한 세기를 보낼 것”이라며 “일본 정부에 만큼이나 분노스러운 것은 핵 오염수 테러의 방조범인 윤석열 정부”라고 비판했다.
그는 “야당에 '이권 카르텔' '괴담 세력'이라며 온갖 악다구니를 퍼붓던 대통령이 일본의 핵 오염수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며 “모든 책임을 진다는 윤 대통령은 어디로 갔느냐”고 지적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과 진보당 강성희 의원도 잇따라 연단에 올라 일본 정부와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용혜인 의원은 “윤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회담으로 썼다던 그 새 역사가 어느덧 돌아보니 전 지구적 전 인류적 핵오염수 방출의 들러리 노릇이었단 말인가”라며 “오염수 방출로 전 국민이 불안과 절망에 빠졌는데 대한민국 정부는 물론 국민의힘도 비상대책회의를 한 번도 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출 선언 하루 전에 일본 정부로부터 미리 통보받아 미리 알고 있었으면서 국민들에게 숨기고 있다가 결국 우리 국민이 기시다 총리의 입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이라는 국가 중대사를 듣게 만들었다”며 “적어도 대한민국 대통령이 국민에게 설명하고 설득할 것이라는 당연한 기대마저 무너뜨리게 만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성희 원내대표는 “깨진 독에 물 붓듯이 30년을 투기한다 해도 이 재앙은 언제 끝날지 모른다”며 “원자폭탄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은 일본이 전 세계 인류에게 방사능 오염수로 핵테러를 가하고 있다.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