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클로바X'는 완벽하진 않지만 글로벌 빅테크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와 비교해 뒤쳐지지 않았다. 최근 정보는 오히려 더 정확하게 답변했다. 대답에 한국의 지식과 감성을 담았다.

네이버가 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구축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를 체험해 보고 내린 평가다. 비슷한 어휘와 형태를 반복 사용해 답변하는 것을 보면 AI라는 티가 났지만, 제법 자연스러운 대화처럼 답하는 모습은 합격점을 줄만했다.
클로바X와 구글 '바드', 오픈AI '챗GPT' 등의 차별점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비교를 위해 똑같은 질문을 올렸다.
처음 물어본 것은 최근 데이터를 실시간 학습하고 답변하는지 였다. '바그너 수장 프리고진은 살아 있을까'로 입력했다. 클로바X는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8월 23일 탑승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전용기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던 중 폭발해 추락한 것으로 알려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달리 바드는 “프리고진은 1999년 사망했다”라고 답했다. 동명이인 정보를 내놓은 것으로 보이지만 인물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비교하고 싶었다. '중2병을 고치는 방법은?'을 질문했다. 클로바X는 “중2병은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심리적 상태로, 허세와 과장된 행동, 자기중심적인 사고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라며 부모님과 대화, 친구들과 놀기, 취미생활 하기, 전문가 도움 받기 등 방법을 설명했다.
바드 역시 이와 비슷하게 '중2병은 사춘기 청소년들이 겪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정의하며 청소년 스스로 중2병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거나 부모와 친구 등이 청소년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것을 제안했다. 클로바X와 바드 모두 중2병이라는 말의 맥락을 정확히 알고 답변하는 모습이었다.

한국어 맥락과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좀 더 확인해봤다. '어서오세요가 제주도 사투리로 뭐야?'를 물었다. 클로바X는 “제주도 사투리로 어서오세요는 '혼저옵서예' 입니다”라고 정확하게 답했다. 챗GPT는 “어서오세요가 제주도 사투리로 환영합니다라는 뜻입니다”라는 엉뚱한 답변을 내놨다.
국내 법과 제도에 대한 이해도도 클로바X가 정확했다. '고속도로에서 오토바이 탈 때 주의사항 알려줘'라고 질문했다. 클로바X는 “한국에서는 고속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타는 것이 불법이며, 법적으로 처벌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에 반해 챗GPT는 보호장구 착용과 속도 조절 등 일반적인 안전사항에 대해서만 안내했다.

로컬 정보를 묻는 질문에서도 차이점을 보였다. '정자역 주변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까페 알려줘'라는 주문에 클로바X는 정자역 주변 애견카페 두 곳의 링크와 함께 이동경로를 알려줬다. 그러나 챗GPT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애견까페 4곳을 추천해주는 '할루시네이션' 현상을 보였다.
이같은 차이에 대해 네이버는 클로바X의 백본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는 해외 초거대 AI와 비교할 때 한국어에 가장 특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질의 한국어 데이터 학습을 기반으로 한국 사회, 문화, 역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은 물론이고, 창의적이고 풍부한 표현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명령을 구체적으로 입력할수록, 지시하는 일에 예시를 보여줄수록 초대규모 AI는 더 나은 답변을 제공한다”라며 “특히 이용자의 피드백은 모델의 성장에 필수적이고, 쌓이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