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육부는 교육 혁신을 위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고 생태계를 건강하게 키워나가는 것은 교사가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선도학교 및 터치교사단 출범식에서 디지털 교육혁신이 성공했을 때 변화된 사회 모습을 묘사하며 교사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이 부총리와 선도학교 및 터치교사단은 출범식 후 토크콘서트와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디지털 교육혁신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부총리는 “교육부는 디지털 교육혁신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며 학생, 학교장, AI 코스웨어 기업, 출판사들이 생태계에 들어올 것”이라며 “생태계 안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건강하게 키워나가는 역할은 교사가 주인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사의 역할이 바뀌고 '하이터치 하이테크' 기반 디지털 교육이 실현되면 아이들의 역량을 무궁무진하게 키울 수 있다”며 “격차를 해소하는 맞춤교육은 뒤쳐진 아이들에게 효과가 있어 '수포자'(수학 포기자) 같은 용어는 안나오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교사 한 분 한 분에게는 학생 수만큼의 AI 보조교사가 생기는 것”이라며 “사교육 기관도 학교와 교사의 파트너로 교육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면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부총리는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이 학교 현장의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우는 데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 23일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을 통해 학생과 교원, 학부모가 상호 존중하는 '모두의 학교'를 비전으로 내세운 바 있다. 종합방안은 교권과 학생 인권의 균형을 맞추고 정당한 교육활동을 철저히 보호하며, 교원과 학부모의 소통 관계를 개선하는 게 목표다.
이 부총리는 “교원과 학부모가 학생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서로 신뢰하고 협력하는 '모두의 학교'에서 '하이터치 하이테크 교육'이 더 빛날 수 있다”며 “힘을 합치면 세계에서 가장 선도적인 디지털 교육 대전환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으로 교사들의 업무가 늘어나지 않도록 살필 것이라고 했다. 이 부총리는 “AI 디지털교과서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교사들의 피드백을 받아 업무를 경감시키는 방향으로 개발될 것”이라며 “기술력만 좋다고 채택하지는 않을 것이고 교사들은 하이터치, 인간적인 부분들에 집중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범식에 참석한 교원들과의 질의응답에선 디지털 교육혁신이 성공했을 경우의 청사진도 공유했다. 디지털교과서는 오는 연말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부총리는 “연말에는 AI 디지털교과서의 프로토타입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프로토타입이 나오면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선도학교와 선도 교사들은 빠르게 공부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 가을학기 때는 각 개발사의 제품이 나와 테스트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터치 교사단이 적극적으로 테스트 피드백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은 그 동안은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는 생각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대변혁의 시대”라며 “AI 디지털교과서는 혁신의 바람이 부는 것이고 터치 교사단은 퍼스트 무버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권에 따라 교육정책이 변화하면서 현장 적용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에는 “교육 현장에서 한때 많은 갈등이 있었고 10년 이상 교육이 흔들렸지만 싸워보니 답은 정해져 있고 답을 향해 나갈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며 “AI, 디지털과 같은 교육 대전환은 진보와 보수 관계 없이 좋아하고 컨센서스가 있다”고 답했다.
이 부총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해외에서 강연을 해보면 청중들의 반응이 갈라지는 데 반해 한국은 굉장히 수용적”이라며 “신기술에 대한 적응이 굉장히 빠른 게 대한민국의 강점이고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은 가장 잘 맞는 혁신”이라고 말했다.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을 위한 기업과의 협력은 사교육 카르텔과 다르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사교육 카르텔에서 학생들은 피해자가 되지만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은 학생들이 혜택을 보는 것”이라며 “교육 혁신 생태계를 위해선 다양한 파트너십과 민간기업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 혼란 등을 방지하기 위해 가이드라인 혹은 법령 체계에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부 교원들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기 어려워한다는 지적에는 “세계적으로도 교육의 변화나 교사 역할의 변화는 쉽지 않다. 터치 교사들은 '교사를 트레이닝 시키는 교사' 역할도 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