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업체들이 명품 카테고리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두터운 소비자 신뢰도와 배송 경쟁력 등을 기반으로 온라인 명품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객단가가 높은 명품 판매를 통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모두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SSG닷컴은 다음달 3일까지 명품 카테고리 특화 행사 '명품 쓱세일'을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일주일 간 가을·겨울(F/W) 신상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구매 혜택을 제공한다. 행사 기간 모든 고객에게 최대 12% 할인 쿠폰과 7% 장바구니 쿠폰을 지급한다. 단독 혜택을 제공하는 '브랜드 스포트라이트' 행사와 자체 라이브커머스 특집 방송, 매일 오전 10시 '타임딜' 행사도 준비했다.
SSG닷컴은 지난해 개설한 명품 전문관 'SSG럭셔리'를 중심으로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는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캐치패션, 애트니 등 국내외 업체와 제휴를 늘리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올해 SSG닷컴 상반기 명품 직구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약 30% 신장했다.
롯데온도 지난해 9월 전문관 '온앤더럭셔리'를 중심으로 명품 판매를 늘리고 있다. 온앤더럭셔리는 지난달 글로벌 명품 편집숍 '육스' 전문관을 열었다. 육스 자체 브랜드(PB) 제품을 포함해 약 50만개 상품을 판매한다. 상품군 확대와 프로모션에 힘입어 온앤더럭셔리 2분기 거래액은 작년 동기 대비 84.3% 증가했다. 11번가도 상반기 명품 전문관 '우아럭스', 편집숍 전문관 '우아픽'을 나란히 선보이고 명품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e커머스 업계가 명품 카테고리를 키우는 것은 성장성 때문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2조440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9.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년 전인 지난 2020년과 비교하면 약 37.3% 증가한 수치다. 최근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명품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는 평가다.
높은 객단가와 고마진도 매력적인 요소다. 고수익 상품에 속하는 명품은 거래액 확대는 물론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명품 등 버티컬 전략에 집중한 SSG닷컴과 롯데온은 2분기에만 작년 동기 대비 각각 222억원, 280억원의 수익 개선을 이뤄냈다.
e커머스 업체들이 기존 버티컬 명품 플랫폼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머스트잇·발란·트렌비 등이 가품 이슈, 투자 유치 난항 등으로 주춤한 사이 신뢰도가 높고 배송·상품 경쟁력이 뛰어난 기성 e커머스가 틈을 파고들었다는 설명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온라인 명품 시장이 커지면서 기성 대형 e커머스가 명품 버티컬 플랫폼의 혁신성을 수용한 모습”이라며 “국내 명품 시장 규모가 커졌고 명품 소비가 여전한 만큼 이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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