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고공행진…정유업계 하반기 '흑자전환' 전망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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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부진했던 정유업계가 반등의 계기를 잡았다. 수익성 제1 지표인 정제마진이 연중 최고점까지 치솟으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일부 정유사가 이번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8월 넷째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평균 14.2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는 7월 첫째주 대비 3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스폿 수치로는 15.5달러를 기록하는 등 연일 연중 최고치를 오가고 있다.

정제마진은 원유와 석유제품간 가격 차이로 보통 배럴당 4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상승할수록 그만큼 석유제품 판매 이익이 늘어난다.

정제마진 상승 배경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원유 감산, 휴가철 도래로 인한 운행 증가 등이다. 여기에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량 감소 예상 등이 영향을 미쳤다.

정유사는 그동안 낮은 정제마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연 평균 10달러가 넘는 정제마진 강세속에 역대급 이익을 시현했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급반전했다.

상반기 정제마진은 평균은 배럴당 6달러 다. 그마저도 10달러대를 기록한 1분기 이후 지속 3~4달러대를 오가면서 정유사 실적 악화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상반기 정유4사의 영업이익은 1조원대 남짓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2조원 대비 10분의 1 이하로 쪼그라 들었다.

특히 2분기엔 일부 정유사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손실은 1068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정유 부문 영업손실이 4011억원에 달한다. GS칼텍스도 같은 기간 192억원의 손실을 봤다.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은 각각 97.9%, 97% 감소했다.

증권업계는 정제마진 강세, 국제유가의 완만한 상승 등을 근거로 하반기 정유업계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FN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64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에쓰오일도 이기간 44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관건은 정제마진 강세의 지속 여부다. 중국의 수출 쿼터 물량 산정 등이 변수로 지목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 추이가 제품 수급과 맞닿았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 등의 원유 생산 및 수출량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현 상황을 보면 연내까지는 안정적 추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