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 그러한 지점이 '잔혹한 인턴' 속 최지원 캐릭터의 명암과 닮아있다” 배우 엄지원이 티빙 '잔혹한 인턴' 속 자신의 캐릭터 최지원과의 공통점을 이같이 밝혔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티빙 오리지널 '잔혹한 인턴'에서 활약 중인 배우 엄지원과 만났다.
엄지원은 1998년 MBC 시트콤 데뷔 이후, 소원·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미씽:사라진 여자 등 대표작을 앞세운 스크린 행보와 함께, 안방극장 활약을 펼쳐온 배우다. '잔혹한 인턴'(연출 한상재, 극본 박연경, 제작 CJ ENM, 래몽래인, 제공 티빙)은 직전작 '작은 아씨들' 빌런 원상아 역 연기에 이어진 엄지원의 올해 안방 행보이자 첫 OTT 도전이다.
작품 속 엄지원은 7년 공백을 깨고 인턴으로 컴백해 현실의 높은 벽을 마주한 고해라(라미란 분)에게 육아휴직과 출산휴가를 앞둔 직원들이 사표를 낼 수 있게 해달라는 제안을 던지는 상사 최지원으로 활약 중이다. '막돼먹은 영애씨' 시리즈를 연출한 한상재 감독의 블랙코미디 톤과 함께 가사 대신 커리어를 택하며 유리천장을 뚫으려 노력해온, 차갑지만 안쓰러운 여성의 면면을 현실감 있게 표현해 호평받고 있다.
-전작 '작은 아씨들'에 이어 강한 캐릭터 감을 보인다. 작품을 선택하게 된 배경?
▲단편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주류인 영화에 비해 스펙트럼이 넓은 드라마를 해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다.
특히 '작은 아씨들' 빌런 연기를 하고 있을 때라, 가벼운 것을 한 번 해봤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마침 이 작품이 들어왔다.
사회생활을 하는 여자로서의 은근한 동질감도 느껴지고 잘 맞겠다 싶었다.
-9년 만에 작품으로 함께하는 라미란을 비롯한 명배우들의 합심으로 현장이 굉장히 좋았을 듯하다. 어땠나?
▲(라)미란 언니는 물론, '방법'으로 만난 (김)인권 배우부터 회사원으로 나오는 다른 배우님들과 친분이 있어서 익숙한 분위기가 흘렀다.
특히 라미란 언니는 자신만의 장르가 있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배우기에, 이동 동선을 비롯한 기타의 것들을 자연스럽게 소통하면서 장면을 만들어나갔다.
-최지원 역에서 주목한 포인트?
▲배우에게 권한을 많이 돌리시는 감독님의 판단과 대본상의 선명한 감정선에 따라, 지원의 복잡한 감정선을 단순하고도 정확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우선 '해라'를 비롯한 인물관계에 있어, 상사의 요청에 따라 마음에서 원하지 않아도 해내는 것도 있는 인물로서 비치고자 했다.
또한, 커리어우먼으로서의 외형을 보여주기 위해 의상이나 스타일 등을 좀 더 가다듬어서 표현하고자 했다.
-현실 엄지원도 완벽주의자인지? 일과 사생활 가운데 순위는?
▲완벽을 추구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다(웃음). 일과 사생활에서는 당연히 일이다. 제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 그 모습이 최지원 캐릭터의 명암과 닮아있다.
극 중 지원이 하는 노력이 이해되는 부분이 많아서, 그러한 부분들이 오히려 더 잘 나온 것 같다.
-24년간 열일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배우로서의 고민이 있을 때도 있을 텐데?
▲당연하다. '방법'을 하기 직전이 그랬다. 40대 여배우이자 인간으로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 콜롬비아 어학연수를 가게 됐고, 그때 마침 '방법'이 들어왔다. 해당 작품이 이야기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성장점도 많이 줬다.
이후 좋아하고 자신 있는 코미디 장르로서의 '산후조리원'을 하게 됐다. 신중하게 작품을 고르고 생각하고 계획하면서 단단해지는 것 같다.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