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후공정 기술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주요 대학들도 30일 열린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장비·재료 산업전(ASPS)'에 참가해 산학협력을 도모하고 인재 양성 계획을 알렸다. 우리나라 패키징 산업은 생태계가 아직 부족한 만큼 산업계와 학계가 힘을 모으자는 취지에서다.
한국공학대는 하이엔드 인쇄회로기판(PCB) 장비를 보유, 제조 전(全) 공정을 원스톱서비스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PCB 설계부터 소재 분석, 시제품 제작, 실장, 보드레벨 신뢰성 평가까지 종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고해상도 노광기와 비접촉식 수직 현상 시스템 등 PCB 회로 형성과 측정 장비 등을 갖췄다. 한국공학대와 협업 중인 기업은 5000곳 이상이다.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대기업과 대덕전자, 영풍전자를 비롯한 중견기업까지 다양하다. 학교는 산학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기관과 학내 캠퍼스 장비 추가 도입을 논의 중이다.
한국공학대 관계자는 “업체들이 신제품 개발 목적으로 제품 테스트를 하려면 기존 생산라인을 조정해야 하는데, PCB 업체들은 영세한 중소기업이 많아 이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학교는 일반 대학 실습실에 마련하기 어려운 고가 장비를 반입해 기업 연구개발(R&D)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대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칩의 화소 이상 유무를 파악할 수 있는 검사 기술을 소개했다. 아주대는 지난해 디스플레이 소재사인 에이치엔에스하이텍으로 이전했다. 실제 사용 조건과 동일하게 전기를 가해 검사하는 전계발광법을 활용해 25만개 이상의 칩 불량 여부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대학들은 후공정 인력 양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 기술 고도화를 통해 미세공정 한계를 극복하려면 전문 인력 교육 프로그램이 필수적이란 평가다.
한국폴리텍대학은 내년 후공정 분야에 특화된 반도체테스트학과를 신설한다. 소자 단위 테스트와 신뢰성 검증 교육을 제공해 졸업생의 외주반도체조립테스트 기업(OSAT) 취업을 지원한다. 학교는 내년 반도체테스트학과 이외에도 10개의 반도체 학과를 신설, 학과를 기존 11개에서 21개로 늘릴 계획이다.
강희성 한국폴리텍대학 교수는 “후공정 인재 양성을 위해선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 강사 확충도 이뤄져야 한다”며 “학생들에게 최신 기술을 전달할 수 있어야 전문성 있는 인력을 길러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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