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칼럼]투자 관점에서 본 토큰증권 기대효과

정유신 교수
정유신 교수

토큰증권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월드 이코노믹 포럼에 따르면 글로벌 토큰증권시장은 현재 6000억 달러(780조원)에서 2030년에는 16.1조 달러(2경930조원), 우리나라 토큰증권시장은 내년 34조원에서 2030년엔 367조원으로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60.0%와 48.6%에 달하는 엄청난 연평균 성장률이다. 시장에선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 구성에 이어 최근엔 코스콤과 키움증권이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토큰증권은 기업 특히 주식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는 벤처기업의 새로운 자금조달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자산운용 또는 투자자에게도 주목 대상이다. 투자자 관점에서 토큰증권은 어떤 기대효과가 있을지 살펴보자.

첫째, 다양한 신상품 공급 효과를 꼽을 수 있다. 이름은 똑같이 토큰증권이라 해도 기초자산이 워낙 많은데다, 비정형이어서 신상품 종류도 그만큼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 선택폭이 이전보다 훨씬 넓어진단 얘기다. 또한 토큰증권의 직접 투자뿐 아니라, 토큰증권을 활용한 펀드 등의 간접투자상품, 일임이 허용될 경우 일임형 랩상품으로도 확대 가능하다.

둘째,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리스크관리와 효율성 제고 효과다. 포트폴리오 이론에 따르면 전통 자산에 위험-수익(risk-return) 프로파일이 다른 자산을 편입할 경우, 동일한 포트폴리오의 위험 아래 기대수익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국민연금 등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주식, 채권 포트폴리오에 원자재, 환율 등 성격이 상이한 대체자산을 늘리는 이유다. 그럼 토큰증권의 기초자산은 주식, 채권 등 전통 자산과 성격이 다를까. 답은 '대단히 그렇다'이다. 상이한 정도를 나타내는 상관관계분석에 따르면 음원, 미술품, 농축산물과 같은 토큰증권의 기초자산은 주식, 채권과의 상관관계가 원자재, 환율보다 훨씬 낮다고 한다. 얼 듯 생각해도 주식, 채권, 원자재, 환율은 모두 경기(Business Cycle)에 영향을 받지만, 음악이나 미술품 수요는 경기를 크게 타지 않는다는 점에서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셋째, 수탁기관 지정을 통해 기관투자자 참여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기관투자자는 직접 투자뿐만 아니라, 자금 위탁을 통한 펀드 등 간접투자도 활발하다. 하지만 간접투자의 경우 수탁기관이 없으면 펀드 편입 종목의 가격산정 등이 어려워 펀드의 설정과 자금 집행 자체가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따라서 당국이 토큰증권 투자수요 확대를 위해 수탁기관 지정 제도를 활용한다고 하면, 그만큼 폭넓은 기관투자자 투자 확대를 기대해 볼만 하다.

다만, 이러한 제반 효과를 얻기 위해선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우선 투자계약증권으로서의 토큰증권은 '비정형 프로젝트' 성격을 갖고 있어서 그만큼 리스크와 가격산정(Valuation) 이슈가 상존한다. 따라서 회계법인, 평가사는 물론 증권사의 리서치 기능(예 : 토큰증권 전문 애널리스트)을 적극 활용, 유도할 필요가 있다. 또 토큰증권의 원활한 발행을 담보하려면 발행시장뿐 아니라 유통시장 활성화도 필수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다양한 투자자층 확보가 중요하며, 그런 관점에서 기관 외에 개인 참여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일반투자자는 투자자보호차원에서 불완전판매방지와 공시제도 등을 적극 활용하더라도, 전문투자자의 경우는 가급적 실효성 있는 투자한도를 설정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외에 특히 가격산정이 어려운 초기단계에는 증권사의 총액인수 외에 잔액인수, 잔액물량에 대한 발행사 리턴 등 인수방안을 다양화한다든지, 기관투자자에 대해선 일정기간 시가평가 대신 공정가격 평가 등의 활용도 적극 고려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