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술(집에서 술 마시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가전업계도 맥주 머신을 선보이고 있다. 테팔은 지난 6월 홈 생맥주 머신 '더서브 컴팩트'를 출시했다. 맥주 머신은 밖에서 술 마실 때와 비슷한 만족감을 줄 수 있을까. 신선한 생맥주를 집에서도 마실 수 있다는 점은 좋았지만 실제 생맥주를 만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긴 점이 아쉬웠다.
테팔 더서브 컴팩트는 2L 용량을 지원한다. 같은 용량의 전용 맥주캔을 머신에 넣으면 15일간 생맥주를 즐길 수 있다. 현재 시판하는 더서브 컴팩트 전용 맥주는 △하이네켄 △타이거 △에델바이스 △스트롱보우 4종이다. 맥주캔은 이마트에서 구매 가능하다. 기자는 타이거 맥주캔을 선택했다.
맥주를 마시려면 먼저 전용 맥주캔을 10시간 이상 냉장 보관해야 한다. 맥주캔 겉에 부착된 마크가 하늘색으로 바뀌면 더서브 컴팩트에 장착한다. 이후 전원을 1시간 이상 켜놔야 한다. 제품 하단에 마시기 좋은 적정온도(2℃)가 됐는지 알려주는 온도 표시등이 있다. 빨간불이 초록불로 변하면 시원한 생맥주 준비 끝이다.
잔을 45도 기울여 맥주를 따르자 뽀얀 거품이 나왔다. 거품을 따라 버린 뒤 다음 잔을 따르자 적당한 거품이 있는 맥주를 만날 수 있었다.
맥주를 다 따른 뒤 손잡이 부분에서 소량의 맥주가 떨어졌다. 더서브 컴팩트는 분리 가능한 물받이 판이 있어 떨어지는 맥주 방울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제품 뒷면이 길어 물받이판까지 두려면 긴 책상이나 서랍장 위에 둬야 한다. 기자가 제품을 비치한 서랍장은 물받이 판까지 두기에 공간이 비좁아 빼두었다.
맥주가 생각나는 순간에 원하는만큼의 양만 따라 마셨다. 차갑고 탄산감이 살아있는 맥주를 계속 마실 수 있었다. 맥주캔 크기가 2L인 점도 적당하게 느껴졌다. 2~4인이 집에서 가볍게 즐기기 좋았다.
맥주 보관시간과 기계 냉각 시간이 긴 점은 아쉬웠다. 전용 맥주캔을 구입해 집으로 와서 10시간 동안 냉장고에 넣어놔야 한다. 이후에도 머신에 맥주캔을 넣고 1시간 기다려야 한다. 11시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시원한 생맥주를 빨리 마시고 싶은 생각에 '잔머리'를 굴려봤지만 소용없었다. 업체가 권장한 냉장보관 시간보다 짧은 7시간 30분 만에 전용 맥주캔을 냉장고에서 꺼냈다. 이를 더서브 컴팩트에 장착하니 초록불이 들어오기까지 약 4시간이 걸렸다. 생맥주를 마시기까지 총 소요시간이 오히려 30분 늘어난 셈이다.
국산 맥주와 흑맥주가 없는 점도 마음에 걸렸다. 맥주 종류가 다양해지면 더 많은 소비자의 마음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긴 대기 시간, 한정된 종류는 아쉽지만 그래도 집에서 마시는 생맥주는 시원했다. 지난 무더위 때 좀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텐데.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