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제대로' 삼성SDI, 협력사들과 美 배터리 공급망 구축

지난해 최윤호 삼성SDI 사장(왼쪽)과 마크 스튜어트 스텔란티스 북미COO가 합작법인 투자 계약 체결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지난해 최윤호 삼성SDI 사장(왼쪽)과 마크 스튜어트 스텔란티스 북미COO가 합작법인 투자 계약 체결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삼성SDI가 미국 공장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1분기부터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계획에 따라 협력사들과 현지 공급망 구축에 들어갔다. 첫 미국 공장 장비 발주도 임박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구매팀 주관으로 미국에 동반 진출하는 협력사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미국 진출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목적이다.

상신이디피, 신흥에스이씨, 상아프론테크, 솔브레인, 재원산업 등 미국에 공장을 설립해 삼성SDI와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 1공장에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신이디피와 솔브레인, 재원산업은 인디애나주 코코모시 합작공장 인근 부지를 확보했다. 상신이디피는 배터리 내용물을 담는 케이스인 각형 캔을 공급한다. 솔브레인과 재원산업은 각각 합작공장 인근에 전해액 생산시설과 도전재 슬러리 분산 시설 및 폐 양극재 바인더 용매(NMP) 리사이클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신흥에스이씨는 인디애나주 포트웨인에 캡어세이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상아프론테크도 캡어세이 공급사로 합류해 미국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캡어세이는 케이스에 장착해 폭발 위험을 막는 부품이다.

이달 중 스타플러스에너지 1공장에 대한 장비 발주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장비 협력사들이 구매의향서(LOI)를 받아 설비 제작에 들어갔으며 정식 구매주문(PO)이 이뤄지는대로 관련 수주 공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스타플러스에너지 1공장은 연산 33기가와트시(GWh) 규모로 각형 배터리 생산라인이 들어선다. 2025년 1분기 가동이 목표로 내년 초부터 장비 반입이 이뤄질 전망이다.

믹싱장비는 제일엠앤에스, 전극공정 장비는 한화모멘텀, 노칭과 스태킹 일체형 장비는 필에너지가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방전 장비 공급사는 원익피앤이와 갑진이 유력하다. 이노메트리, 에스에프에이가 각각 엑스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장비를 공급한다. 인서트와 용접장비는 MOT, 물류장비는 세메스가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가 미국 진출과 동시에 현지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생산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르면 전해액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한국에서 생산해도 보조금 요건을 충족할 수 있고, 캔과 캡어세이 등은 핵심 부품으로 지정되지 않아 현지 생산이 필수는 아니지만 원활한 공장 가동을 위해서는 현지 공급망 구축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복수 라인을 동시에 구축하는 만큼 부품 수급 문제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 안되기 때문에 핵심 협력사들에 동반 진출을 권유하는 분위기”라며 “2025년부터 현지 생산이 시작되는 만큼 협력사들은 내년부터 현지 공장 가동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 2공장도 짓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연산 34GWh 규모로 위치는 1공장 인근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만큼 2025년 협력사 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1공장과 유사한 협력사 공급망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는 GM과도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인디애나주에 연산 30GWh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GM 합작 공장은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구성된다. 원통형 생산라인에서는 지름이 46㎜인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파이' 생산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SDI 미국 투자 현황
삼성SDI 미국 투자 현황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