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무역수지 8.7억달러…'불황형 흑자' 지속

8월 무역수지 8.7억달러…'불황형 흑자' 지속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3개월 연속불황형 흑자를 이어갔다. 수출이 11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결과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8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518억7000만달러, 수입 510억달러를 기록했다. 8억7000만달러 무역수지 흑자로 3개월 연속 수출 우위를 이어갔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상황이 녹록지 않다.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8.4% 감소했다. 계속되는 반도체 부진, 유가하락에 따른 석유·석유화학제품 단가 하락, 지난해 8월 수출이 역대 최고실적을 기록한 역기저효과 등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자동차(29%)·자동차부품(6%)·이반기계(8%)·선박(35%) 등의 수출은 증가했으나, 반도체(-21%)·석유제품(-35%)·석유화학(-12%), 철강(-11%) 등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자동차는 역대 8월 실적 중 최고치를 경신, 14개월 연속 수출 증가를 기록하며 무역수지 흑자에 기여했다.

지역별로는 대(對)EU·미국·중동 수출이 증가한 반면, 중국과 아세안은 줄었다.

EU, 미국, 중동은 자동차와 일반기계의 실적이 양호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아세안은 반도체 가격 하락과 세계 수출 부진이 중간재 수입 감소로 이어지며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는 아세안 수출의 51%를 차지하는 베트남으로의 수출은 디스플레이·일반기계 수출 호조로 상승세를 기록하고, 대중 수출도 20% 감소하며 전월(-25%) 대비 감소율이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22.8% 감소한 510억달러를 기록했다. 원유(-40%), 가스(-46%), 석탄(-42%) 등 에너지 수입이 22.8% 감소하며 하락세로 이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무역수지가 16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된 이후 글로벌 금리 인상, 반도체 업황 회복 지연, 중국경기 둔화 등 어려운 여건에도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며 “정부는 무역수지 흑자기조의 안정적 유지, 수출증가율의 상승세 등을 위해 지원방안을 이달 중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