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이차전지, 항공우주, 수소, 바이오 등 첨단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세라믹 소재와 관련 기술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전문 전시회가 열린다.
한국세라믹기술원(KICET·원장 정연길)은 '2023 한국세라믹기술원 위크 앤 테크페어(KICET WEEK & TECH FAIR, 이하 세라믹 테크페어)'를 9월 6~7일 이틀간 경남 진주 경상국립대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다. 주제는 '세상을 변화시킨 혁신소재 세라믹, 세라믹으로 만들어가는 더 나은 미래'다.
세라믹은 첨단 기술과 제품에 두루 쓰이는 첨단산업 핵심소재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경쟁이 집중되고 우리나라 12대 전략산업 육성과 기술 개발도 대부분 세라믹 소재가 기반이다.
하지만 세라믹하면 떠오르는 전통적 도자(기) 이미지와 특정 기술이나 제품을 떠올리기 어려운 범용 소재라는 점 때문에 소재로서 중요도는 물론 기술개발 사례나 성과, 첨단산업 기여도 등이 제대로 부각되지 않고 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올해 처음으로 '세라믹 테크페어'를 기획 추진한 배경이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세라믹테크페어'에 세라믹 소재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각종 연구개발(R&D) 성과와 기술이전, 산학협력 상용화 사례를 전시 소개한다.
'세라믹 테크페어'는 크게 전시회와 기술교류회로 구성됐다.
전시회는 우수성과 전시관, 기술관, 일반전시관으로 구분해 104개 세라믹 기술과 부품을 전시한다.
우수성과 전시관은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사업화에 성공했거나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14개 R&D 성과를 집중 전시한다. 세라믹 적용 골프채, 세라믹섬유복합재 방산품, 미세먼지 저감 세라믹 필터 모듈, 반도체 공정용 세라믹 히터, 치과 수복용 세라믹, 세라믹 분리막을 이용한 해수전지, 세라믹 코팅 이차전지 분리막, 열전발전 모듈, 압전 세라믹, 치과 수복용 세라믹, 세라믹 가상공학 플랫폼 등이다. 공통적으로 국민 생활과 밀접하거나 해당 분야 기술 및 제품의 혁신을 이끈 세라믹 소재와 응용기술이다.
이 가운데 최근 개발한 세라믹섬유복합재는 기존 소재 대비 60~70% 가볍고, 현재 방산 제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미세먼지 저감 세라믹 필터 모듈은 계속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 '유로7(EURO7)'을 만족한다. 자동차 브레이크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세계 최고 효율로 포집할 수 있는 부품이다.
반도체 공정용 세라믹 히터는 국산화에 성공한 첨단 세라믹 기술이고, 세라믹 분리막을 이용한 해수전지, 세라믹 코팅 이차전지 분리막, 열전발전 모듈 등은 세라믹 소재 기반 에너지 솔루션이다.
기술관은 반도체·전기전자, 에너지, 우주·항공·방산, 바이오, 환경·건설 5개 분야에서 한국세라믹기술원이 기업 및 외부 기관과 협력해 거둔 40여개 R&D 성과를 전시한다. 전력반도체, MEMS 기반 반도체 가스센서, 고체전해질, 고성능 세라믹복합재, 세라믹광촉매, 하이드로젤 등이다.
일반전시관은 기업이 개발·보유하고 있는 세라믹 기술, 세라믹 소재 기반 부품과 완제품을 전시한다. LG전자, SGC에너지, OCI, 한솔아이원스, 미코세라믹스, 하나머티리얼즈, 대호아이엔티, 모던세라믹스 등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50개가 참가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 연구소기업, 세라믹 창업기업이 함께 한다.
LG전자는 기능성 세라믹을 적용한 가전제품용 특수 유리, OCI는 전력반도체 패키징용 세라믹 방열기판, 티엠씨는 화장품 원료로 쓰이는 산화티타늄 소재, 대호아이엔티는 나노 실리콘카바이드(SiC) 섬유 복합체를 전시한다.
기술교류회는 세라믹산업의 미래 100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한국세라믹기술원 최고 연구진이 반도체, 이차전지, 복합체 등 최신 기술개발 성과를 발표하고 산업계와 공유한다. 선진국 대비 지체되고 있는 우리나라 첨단 세라믹 기술개발과 양산 분야에 투자를 촉진하는 계기로 만든다.
노광철 석좌전문위원은 이차전지 음극재 성능 향상에 필수이자 실리콘 함량 증대 과정에서 가장 큰 난제로 꼽히는 부피 팽창 문제 해결 방안에 관한 연구성과를 발표한다. 최형섭 연구원은 전기차 전력반도체와 통신소자로 활용하는 SiC 단결정 기판소재 연구성과를 공유한다. SiC 전력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전력반도체보다 고전압, 고전류 특성이 우수해 전기차 뿐만 아니라 항공우주, 전력산업 등에서 가파른 수요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세라믹 테크페어'를 기점으로 기업과 소통을 넘어 국민과 소통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세라믹 소재와 기술, 적용 제품이 지닌 혁신적 기능을 보다 알기 쉽게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춰 준비했다. 세라믹 커패시터를 비롯해 주요 전시 기술과 제품을 크고 작은 견본으로 만들어 전시한다.
세라믹 커패시터는 전기자동차에 1만개 이상 들어가는 초소형 전자부품이다. 전문가나 관계자가 아니면 알기 어렵고 직접 보기도 힘들다. 대형 목업 형태로 제작한 세라믹 커패시터는 실물 내부구조를 현실감있게 전달해 생활 속 깊이 스며 있지만 알기는 어려운 세라믹 소재와 기술을 체감할 수 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격년으로 오는 2025년에 제2회 행사를 마련한다.
정연길 원장은 “대한민국 세라믹 소재 R&D와 사업화 허브 역할을 맡고 있는 한국세라믹기술원의 다양한 연구성과를 제대로 알리겠다”며 “산업계와 국민에 첨단소재 세라믹의 무궁한 가능성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우리나라 세라믹산업 도약과 소재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진주=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