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코인의 상승이나 하락에 투자할 수 있는 '레버리지토큰'의 인기가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들을 중심으로 최근 되살아나고 있다. 레버리지토큰은 특정 코인의 가격 변동이 있을 때 현물 코인 투자 대비 최대 4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의 파생상품이다. 코인 마진거래와 유사하지만 마진 증거금을 유지할 필요가 없고 청산 위험이 낮아 고위험을 추구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4일 초이스뮤앤오프가 운영하는 코인분석사이트 '뮤캅스'에 따르면 최근 전일 대비 급격한 변동성을 보인 코인에 BTCUP(비트코인 상승 시 수익), BTCDOWN(비트코인 하락 시 수익) 등 레버리지토큰이 대거 등장했다. 뮤캅스는 바이낸스나 코인베이스, 업비트 등 대형 거래소에서 전일 대비 급등·급락하는 코인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일부 레버리지토큰의 경우 24시간 동안 40~50% 수준 변동성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바이낸스는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바이낸스코인(BNB) 3종에 대해 각각 가격하락과 상승에 투자할 수 있는 바이낸스레버리지토큰(BLVTs) 총 6종을 상장해 거래 지원 중이다. 다른 가상자산과 달리 바이낸스에서만 거래가 이뤄지고 다른 전자지갑으로 출금할 수도 없다. 만약 비트코인이 5% 상승한다면 BTCUP는 최대 20% 상승해 4배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이 상품들의 특징은 레버리지가 1.25배에서 4배 사이에서 변동하며, 투자자에게 레버리지 배율도 공개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통상 레버리지 투자상품은 변동성이 커질수록 투자자의 기대 수익률도 하락하는 경향을 띄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바이낸스는 변동성이 매우 높은 시기에만 가변 레버리지가 작동하도록 구조를 설계했다. 이와 같은 형태의 가변 레버리지는 레버리지의 변동 시점을 알고 있는 투자자가 부정하게 이익을 독점하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한다.
투자자는 현물 코인 투자 대비 높은 기대 수익률을 가져갈 수 있지만, 거래 수수료 이외에 관리 수수료(연간 약 3.5%)가 추가로 붙는 등 거래소가 가져가는 수익도 커지게 된다. 이와 같은 상품을 개발한 덕분에 바이낸스는 '크립토 윈터'코인시장 침체기에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특성 덕분에 국내 일부 거래소들도 레버리지토큰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나, 마진거래가 금지돼 있는 국내 규제 환경 상 실질적인 거래지원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국내에서는 코인원이 2016년에 일시적으로 마진거래 서비스를 지원한 바 있으나, 검찰이 해당 서비스에 도박장 개설 혐의를 적용하면서 서비스가 중단됐다. 최종적으로 검찰은 해당 혐의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렸지만 이후 국내 가상자산사업자들이 마진거래 서비스를 도입한 사례는 없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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