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플랫폼이 '멀티앱'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타깃 고객에 따라 세분화된 여러개의 플랫폼을 운영해 신규 고객 유입을 늘리고 성장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의도다. 버티컬 패션 플랫폼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4일 에이블리에 따르면 남성 스타일 쇼핑 플랫폼 4910의 지난달 거래액은 전월 대비 2.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규 구매 고객은 60% 증가했다. 나이키, 언더아머 등 단가가 높은 스포츠 브랜드부터 스투시, 칼하트, 어나더아카이브 등 국내·외 스트릿·캐주얼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이블리는 지난 6월 4910을 신규 론칭했다. 10~30대 여성에 특화된 기존 사업 영역을 남성 고객층까지 넓히기 위함이다. 함께 론칭한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벨라투도 같은 맥락이다. 30~40대 여성을 타겟으로 한 패션·리빙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한다. 에이블리는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아무드,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멜리즈까지 합쳐 총 5개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세분화되는 스타일 취향에 따라 타겟별 맞춤 전략을 통해 더 많은 고객에게 쉽고 바르게 다가가고자 신규 플랫폼을 출시했다”며 “기존 사업 영역과 거리가 먼 분야를 하나씩 개별 공략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1위 무신사 또한 여성 패션 플랫폼 29CM와 레이지나잇을 각각 운영 중이다. 3040 여성을 타겟으로 한 레이지나잇은 최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내 사용자환경(UX)·사용자경험(UI)을 개선하고 모바일 웹페이지를 오픈하는 등 서비스 개선에 힘쓰고 있다. 무신사는 자회사를 통해 편집숍 EMPTY, 친환경 패션 플랫폼 CQR 등도 운영하고 있다.
브랜디는 하이버·셀피·서울스토어 등 4개의 패션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각기 다른 4개 플랫폼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상반기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카카오스타일 또한 지그재그, 포스티, 패션바이카카오 등 3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버티컬 패션 플랫폼이 복수의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함이다. 기존 시장에서 신규 고객 창출이 어려운 만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외형을 키우겠다는 의도다. 인공지능(AI) 개인화 서비스, 물류 등 기존 사업을 통해 구축한 인프라와 운영 노하우를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성별과 연령대에 따라 구분돼있던 버티컬 패션 플랫폼간 사업 경계는 점차 허물어질 전망이다. 투자 시장 한파로 수익성 개선에 몰두하고 있는 패션 플랫폼 업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버티컬 플랫폼이 새로운 플랫폼을 잇달아 출시하는 것은 뷰티·식품·리빙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며 “새로운 변화를 주는 동시에 계속해서 사업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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