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한화솔루션 과징금 취소소송 승소…“총수일가 회사 부당지원”

공정위, 한화솔루션 과징금 취소소송 승소…“총수일가 회사 부당지원”

공정거래위원회가 총수 일가가 지배하는 한익스프레스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한화솔루션을 제재했다가 과징금 취소 소송을 당한 후 승소했다.

4일 공정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한화솔루션이 지난 7월 12일 제기한 시정명령·과징금납부명령 취소소송에서 공정위 승소를 선고하고, 한익스프레스가 지난달 24일 제기한 소송에서도 공정위의 손을 들어 줬다.

한화솔루션은 자신의 수출컨테이너 물동량과 탱크로리 운송물량 전량을 단지 '관계사'라는 이유로 한익스프레스에게 몰아주면서 상당히 높은 운송비를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탱크로리 운송 거래에서 실질적인 역할이 없는 한익스프레스를 거래 단계에 추가함으로써 손쉽게 통행세를 수취할 수 있도록 지원해 2020년 12월 10일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29억7000만원을 부과했다. 한화솔루션이 156억8700만원, 한익스프레스는 72억83000만원 과징금을 각각 맞았다.

한화솔루션과 한익스프레스는 2021년 1월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서울고등법원에 행정소송을 각각 제기했고, 이번에 서울고법이 공정위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양사는 지원 의도가 없었고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도 아니었으며 또 과다한 경제상 이익도 존재하지 않았고 부당성 및 공정거래저해성도 없어 부당지원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한화솔루션이 자신의 운송물량 100%를 운임이나 서비스 수준에 대한 다른 운송사업자와의 합리적인 비교·검토없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한익스프레스에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거래기간이나 거래규모, 거래조건, 계약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례적인 면이 존재한다고 판시했다.

또 탱크로리 운송 거래에서 한익스프레스가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원행위는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지원행위에 명백히 해당한다고 보고 원고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지원행위로 한익스프레스는 안정적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확보하게 돼 지원행위를 통해 관련 시장의 잠재적 경쟁기반이 저해되고 경제력 집중이 유지 내지 강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봤다.

게다가 한화솔루션의 물동량이 사실상 경쟁영역에서 제외돼 기존 또는 잠재적 경쟁자인 비계열 독립회사들은 화물운송 시장의 특성상 대체 거래선을 확보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아 사업을 독립·지속적으로 영위하기 어려워졌다고 판시했다.

또 전체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중 매출액이 연 1억원 이하인 사업자가 96%에 달하는 등 대부분의 업체가 영세한 규모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관련 시장에서 공정한 거래가 저해될 우려가 인정된다고 봤다.

공정위 관계자는 “판결 내용을 분석해 향후 제기될 수 있는 대법원 상고심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