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물가상승률 3.4%…“2% 목표, 3개월도 못갔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2.3%까지 떨어졌던 물가상승률이 7개월만에 상승세로 전환하며 지난달 3.4%를 기록했다. 폭염·폭우 등 영향으로 과일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석유류 물가 또한 작년 높은 물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며 재정당국 목표 물가상승률 2%를 3개월도 유지하지 못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3.4% 증가했다.

지난 2월부터 둔화한 물가상승률은 6월 2.7%를 기록하며 재정당국의 물가 목표 2%대 진입에 성공했고 7월 2.3%로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3개월 만에 전월보다 1.1%포인트(P) 상승하며 다시 3%대로 올라서게 됐다. 이는 2000년 9월(1.1%P) 이후 최대폭이다.

농축수산물은 축·수산물 가격은 하락했으나, 폭염·호우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10.5% 상승하면서 전년동월비 2.7% 오르며, 전체 물가를 0.26%P 끌어올렸다. 특히 과실 물가가 1년 전보다 13.1%나 상승했다. 지난해 1월(13.6%)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품목별로는 사과(30.5%), 복숭아(23.8%), 수박(18.6%)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신선식품의 경우 폭염·태풍 등 기상여건 영향으로 전년동월비 5.6% 상승하고 전월비 9.9% 올랐다.

석유류 물가도 7월 중순부터 국제유가 상승이 반영되며 빠르게 상승해 전월비 8.1% 올랐다. 석유류 물가는 작년 동월대비 11.0% 하락했지만, 작년 높은 물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전달보다 상승 폭을 키우는 원인이 됐다. 또 지난 7월 중순 이후 상승한 국제유가가 시차를 두고 국내에 반영되면서 전월(-25.9%)보다 하락 폭이 줄었다.

전기·가스·수도 상승폭은 6월 25.9%에서 7월 21.1%로 꺾인 후 지난달에도 21.1%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세는 둔화세를 이었다. 외식·외식제외서비스 모두 전월비 상승폭이 지속적으로 둔화하며 전년동월비 4.3% 상승했다. 전월비로는 0.2%로 18개월만에 상승폭이 최저 수준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작년 8월 석유류 가격이 하락했던 기저효과도 사라지면서 전년동월대비 석유류 기여도가 큰 폭으로 축소했다”면서도 “폭염·호우 등 일시적 요인으로 일부 농산물 가격이 상승했으나 기상여건 개선으로 9월 들어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변동성 강한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3.3%로 전월 수준을 유지하면서 향후 전반적 물가 (둔화) 흐름이 유지될 전망”이라면서 “10월 이후에는 일시적 요인들이 완화되며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