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엔무브, 윤활기유 넘어 전력효율화 글로벌 기업 도약...전기차·데이터센터 신사업 가속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ZIC Brand Day에서 ZIC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ZIC Brand Day에서 ZIC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SK엔무브가 2040년 54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력효율화 시장을 이끄는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윤활유 브랜드 지크(ZIC) 사업 영역을 내연기관 엔진오일에서 전기차, 데이터 센터 등 신시장으로 확대한다.

SK엔무브는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ZIC의 미래 비전 발표자리인 'ZIC 브랜드 데이'를 열고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SK엔무브는 국내 정유업계 최초의 윤활유 브랜드 ZIC를 통해 미래에너지의 핵심인 전력효율과 관련된 모든 플루이드(유체)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기차, 데이터센터, 전기차배터리 등 전기에너지가 쓰이는 모든 곳에 전력효율을 높이는 제품을 'ZIC e-FLO'라는 이름으로 공급한다.

SK엔무브는 2013년부터 전기차용 윤활유를 개발해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1위 고급 기유 그룹Ⅲ를 기반으로 관련 시장 점유율 40% 확보를 확보했다.

경쟁력을 기반으로 2040년 전기차 윤활유 시장에서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 2022)에 따르면 2040년 전기차 비중은 전체 자동차 수의 4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 역시 2040년 12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액침냉각용 ZIC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근 모습
액침냉각용 ZIC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근 모습

열관리 시장도 선제적으로 공략한다. 전기 사용량이 늘고 장비 밀집도가 높아짐에 따라, 발열을 제어하고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열관리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SK엔무브는 데이터센터,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용 배터리 등의 열관리를 위한 액침냉각 시장이 2020년 1조원 미만에서 2040년 42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자체 추산했다.

액침냉각은 냉각유에 직접 제품을 침전시켜 냉각하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이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공기를 이용한 공랭식 대비 총 전력효율을 약 30% 이상 개선할 수 있다. SK엔무브는 그룹Ⅲ 윤활기유를 원료로 냉각효율과 안정성을 높인 열관리 플루이드를 개발, 향후 개화할 액침냉각 시장에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GRC에 25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고, 미국 PC 제조 및 IT 솔루션 기업 델 테크놀로지스와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ESS 열관리를 위한 플루이드도 각각 특성에 맞게 개발하고 있다. 전기차용 냉난방 성능개선에 도움이 되는 냉매 플루이드 연구개발(R&D)도 진행중이다.

(왼쪽부터) 서상혁 e-Fluids마케팅실장, 이상민 Green성장사업실장, 이중우 e-Fluids사업관리실장, 허정욱 경영기획실장이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ZIC Brand Day에서 라이브토크에 참여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상혁 e-Fluids마케팅실장, 이상민 Green성장사업실장, 이중우 e-Fluids사업관리실장, 허정욱 경영기획실장이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ZIC Brand Day에서 라이브토크에 참여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용 ZIC의 경쟁력도 지속 강화한다. 클라인 리포트에 따르면, 인도는 내연기관 엔진오일 수요는 2022년부터 204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6.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SK엔무브는 동남·서남아시아, 중동 등지에서 인도와 같은 비전동화 시장을 발굴해 ZIC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은 “전기차 시대를 맞아 윤활유 수요가 꺾일 것이라고 전기차도 전용 윤활유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SK엔무브는 2040년 12조원으로 성장할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에서 글로벌 톱티어(Top-Tier)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데이터 사용량의 폭발적인 증가로 열관리를 통한 전력효율 증대가 미래 핵심 비즈니스 영역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SK엔무브의 고급 윤활기유 경쟁력과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액침냉각과 열관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