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행장 이승열)이 글로벌 수탁기업 '비트고'와 손잡고 커스터디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한다.
비트고는 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행사장에서 하나은행과 전략적 업무협약 체결을 발표했다.
양사는 업무협약을 통해 △조인트벤처 설립에 대한 공동 지분투자 검토 △비트고의 보안 솔루션 및 디지털 자산수탁기술 제휴 △하나은행의 금융 서비스 전문성 및 보안 컴플라이언스 역량 제휴 등 다양한 협업 비즈니스를 추진한다.
이날 마이크 벨시 비트고 대표는 “비트고는 10년에 걸쳐 약 3조달러(약 3970조원) 누적거래를 안전하게 처리해왔고, 다가오는 STO 시장 발전과 함께 한국 시장에서 장기적 기반을 구축하고자 한다”며 “하나은행과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 디지털 자산 전반의 투명성과 안전성을 제고시키고, 이용자 보호에 앞장서기 위해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설립한 비트고는 글로벌 커스터디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수탁기관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스위스 독일에서 공인 수탁기관(Qualified Custodian)으로 인정받았으며, 50국가 1500곳 이상 기관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700여종 이상 가상자산 수탁을 지원하고 전체 온체인 비트코인 거래량의 약 20%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1억달러(약 1300억원) 규모 시리즈 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하나은행과 비트고의 합작법인이 국내에서 커스터디 사업을 개시하려면 금융당국에 신고수리가 필요하다.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합법 사업을 하려면 최소 조건으로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도 받아야 한다. 양사는 이날 발표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준비에 돌입, 라이선스를 비롯한 사업준비 프로세스를 연말까지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양사가 공동 설립할 합작법인의 지분구조, 출자 규모 등도 아직 미정이다.
정재욱 하나은행 디지털전략본부 본부장은 “가상자산이용자 보호에 대한 법률이 내년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신뢰를 가진 기관들이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비트고의 기술력과 하나은행의 혁신 합쳐서 STO 시장에서 투자자 보호와 시장 신뢰성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