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L, '아태 최대' 인천 게이트웨이 본격 가동…“화물 처리량 3배↑”

DHL 인천공항 게이트웨이 외부 전경
DHL 인천공항 게이트웨이 외부 전경

글로벌 특송기업 DHL익스프레스가 인천공항 화물터미널(게이트웨이) 확장 공사를 완료하고 본격 운영에 돌입한다. 인천 게이트웨이는 DHL 운영하는 게이트웨이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최대 규모다. 물류 역량을 제고해 향후 10년 간 늘어날 국제 특송 수요와 환적 화물 물량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DHL익스프레스코리아는 5일 인천 게이트웨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부 시설을 공개했다. 게이트웨이는 공항에서 국제 특송 물량을 수입·수출하는 시설이다. 상품을 픽업하는 지역 서비스센터와 각국에서 발송한 물량을 집하해 분류하는 글로벌 허브의 중간 단계 역할을 담당한다.

DHL은 인천 게이트웨이 확장 공사에 약 1750억원을 투입했다. 총 면적은 기존 1만9946㎡에서 5만9248㎡로 약 3배가량 늘었다. 화물 처리량 또한 시간 당 8100개에서 2만8400개로 약 3.5배 키웠다. 컨베이어 벨트 길이는 1.0㎞에서 5.5㎞, 자동 엑스레이(X-Ray) 검역기는 9대에서 19대로 늘려 물류 처리 역량을 강화했다.

DHL 인천게이트웨이 크로스벨트 소터
DHL 인천게이트웨이 크로스벨트 소터

게이트웨이 내부에 들어서자 바닥 전면에 깔린 바퀴가 눈에 들어왔다. 센터 내 항공화물 탑재용기(ULD) 이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장치다. 아파트 2층 높이 컨베이어 벨트가 센터 내부에 여러 갈래로 퍼져 있고 경로마다 화물 크기에 맞춘 X레이 검역기가 설치됐다. 마약탐지견이 이동하면서 제품 안전성을 확인하는 별도 레일도 눈에 띄었다.

인천 게이트웨이는 전 화물에 자동 분류·처리 시스템을 적용해 효율성을 높였다. 서류·소형 화물 자동 분류 장비가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수출 서류와 소형 화물을 지역 서비스센터에서 수작업으로 분류해왔다. 인천 게이트웨이 내 자동 분류 장비를 통해 앞으로는 시간 당 1만개 이상의 문서와 소화물을 자동 분류할 수 있다. 배송 시간은 기존 대비 30분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안실과 품질관리센터(QCC)는 게이트웨이 전반의 안전과 운영 시스템을 관리한다. 게이트웨이 내에만 CCTV 600대를 설치해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했다. QCC는 글로벌 DHL 항공 물류 운영을 담당한다. 게이트웨이의 컨트롤타워 역할로 타 국가의 DHL QCC와도 협력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DHL 인천 게이트웨이 건물 상부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DHL 인천 게이트웨이 건물 상부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친환경 인프라 설비도 갖췄다. 인천공항 내 화물터미널 중 최초로 건물 상부 전체 면적(5700㎡)에 1㎿급 태양광 발전 설비를 도입했다. 전체 소비 전력 약 30%를 충당할 수 있으며 연간 약 650톤 탄소 배출을 저감할 수 있다.

DHL이 게이트웨이 확장 공사를 결정한 것은 급증하는 물량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지난 2009년 게이트웨이 오픈 이후 DHL 수출입 화물 물량은 약 90% 이상 증가했다. 특히 e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해외직구·역직구 등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물량은 지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약 820% 성장했다.

한병구 DHL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은 직구·역직구 등 크로스보더 물량으로 지난 5년간 물량이 줄어든 적이 없다”며 “이번 인천 게이트웨이 확장이 국내 크로스보더 e커머스 기업이 해외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천 게이트웨이는 아태 역내 무역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지난 2011년부터 현재까지 인천 게이트웨이를 통한 환적화물은 3배 이상 늘었다. 매일 전용기 7대와 상용 항공기 40대가 오가며 전 세계 DHL 글로벌 허브와 게이트웨이를 연결하는 핵심 물류 시설로 자리매김한다.

션 월 DHL익스프레스 아시아태평양 네트워크·항공운영 총괄 부사장은 “인천 게이트웨이가 향후 중국 다롄·칭다오, 몽골 울란바토르 등 동북아 지역으로 연결되는 환적화물 물량을 처리하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