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구진이 밀, 감자 등 다배체 작물이 가진 장점을 활용해 작물 생산성을 올리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박순주 경상국립대 교수와 김근화 식물생명공학연구소 박사 연구팀이 다배체 작물이 가지는 유전적 특성을 활용, 식물 양적 형질의 다양성을 구현해 생산성을 증대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6일 밝혔다.
식물 대부분은 기본적인 이배체 유전체와 달리 2~3배 또는 그 이상의 배수체로 유전체가 증폭된 다배체 형태로 존재하지만, 유전체 크기가 크고 반복 서열 등 문제로 인해 연구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차세대 시퀀싱 기술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편집 기술이 활성화되면서 연구 진입이 비교적 쉬워졌다.
연구팀은 국내 자생 가지과 종 육배체 작물인 까마중의 유전자를 편집해 이배체 조상 식물인 미국 까마중과 직접 비교한 결과 많은 수의 유전자가 동조 유전자 형태로 3배수 존재하며, 기능적으로 잘 보존돼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또 식물 꽃대 발달 또는 구조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편집해 활성화된 동조 유전자 숫자가 다양하게 나타나는 유전형의 식물체들을 획득했다.
각 개체 표현 형질을 조사한 결과 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형질들이 동조 유전자 투여량 효과에 의해 양적으로 구현된다는 것을 알아냈고, 그중 가장 생산성이 향상된 유전형 개체를 선발하는 방식으로 작물 개량이 가능함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다배체화를 통한 유전자 편집 기술은 이배체 식물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육종방법으로써 이용될 전망이다.
박순주 교수는 “다배체 작물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병 저항성이나 대사물질 함유 조절 등도 같은 전략으로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며 “똑같이 가능하다면 더욱 폭넓게 유용 다배체 작물을 개량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식물생명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랜트 바이오테크놀로지 저널'에 지난달 2일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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