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中 경기불안에…하반기 반등 발목 잡힐 수도” KDI 경제동향

“국제유가 상승·中 경기불안에…하반기 반등 발목 잡힐 수도” KDI 경제동향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국제유가가 90달러를 넘어서며 물가상승을 자극하고 중국의 경기불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하반기 반등 흐름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7일 발표된 'KDI 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전산업생산은 기저효과, 조업일수 감소 등 기술적 요인과 기상여건 악화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하면서 전월(0.7%)보다 낮은 -1.4% 증가율을 기록했다.

자동차 생산이 10.8%에서 6.2%로 증가폭이 축소된 가운데 전자부품은 -11.6%에서 -19.8%, 기계장비는 -8.0%에서 -14.5%로 크게 감소했다. 반도체 또한 두 자리수 감소세를 이었다. 재고율 또한 112.3%에서 123.9%로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경기적 요인보다는 반도체 출하 계절성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광공업생산 부진에는 조업일수가 1일에서 0일로 감소하는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다”면서 “8월 수출 감소폭이 -16.4%에서 -8.4%로 축소된 것을 감안하면 광공업생산 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 수출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는 있으나, 중국 경기불안으로 기업심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등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반도체 생산 증가폭은 5월(-18.7%)에서 6월(-15.8%), 7월(-14.8%) 등 줄어드는 추세고, 반도체 일평균 수출액 또한 7월(-33.6%)에서 8월(-20.6)로 감소세가 줄었다.

설비투자 또한 부진이 지속될 것을 시사했다. 7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모두 감소하며 전월(-2.4%)보다 하락한 -11.0% 증가율을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1.8%에서 70.2%로 낮은 수준에 그쳐 기업들의 설비 수요가 높지 않음을 나타했으며 설비투자 관련 선행지표도 부진을 지속했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높아졌다. 석유류는 -25.9%에서 -11.0%로 물가 감소폭이 대폭 축소되고, 기상여건 악화로 농산물이 0.3%에서 5.4%로 물가 상승폭이 확대됐다.

중국의 경기불안 우려가 증대되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방 압력이 확대되는 등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을 6월 5.5%에서 7월 5.2%, 8월 5.1%까지 점차 낮춘 바 있다.

정 실장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체감경기지수(BSI)가 하락하며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국제유가 상승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경기 부진 완화 흐름을 일부 제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