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는 차량에 대한 이해와 올바른 운전 습관만으로도 상당 부분 방지 가능하다. 초보 시절부터 건강한 운전 습관을 들이면 앞으로의 사고 위험뿐만 아니라 운전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질환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안산자생한방병원 박종훈 병원장은 초보 운전자가 알아야 할 운전건강상식을 7일 소개했다.
우선 '10시 10분'과 '9시 15분' 방향에 맞춰 운전대를 양손으로 잡고 운전해야 한다. 비스듬한 자세로 앉거나 몸을 한쪽으로 치우친 채 운전을 계속하면 신체 좌우 균형을 흐트러뜨려 '부정렬증후군'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부정렬증후군은 근골격계 통증뿐만 아니라 소화불량과 같은 내과적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심한 경우 걸음걸이가 틀어지거나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척추측만증(척추옆굽음증), 골관절염, 만성요통 등의 원인이 된다.
의자에 올바르게 앉는 습관만큼 운전 자세가 중요하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팔을 앞으로 뻗었을 때 손목이 운전대 상단 정중앙에 닿을 정도로 엉덩이와 허리를 좌석에 최대한 밀착시키고 등받이를 100~110도 사이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운전대를 잡은 팔은 완전히 펴는 것이 아닌 약간 구부려지게끔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급가속, 급출발, 급감속의 '3급 운전'은 목 통증과 '편타성 손상'을 유발한다. 정지 상태에서 갑자기 차량이 움직이거나 멈추면 목이 크게 흔들려 경추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에서 교통사고 환자 859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고 후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로 목(81%)이 가장 많았다.
특히 급정지 상황에서 목이 격하게 흔들리면 경추가 채찍처럼 앞뒤로 과신전·과굴곡돼 '편타성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편타성 손상은 경추의 연·골부조직에 미세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엑스레이,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검진장비로 확인되지 않기도 해 치료·관리에 어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다른 부위로 손상이 퍼지거나 두통, 메스꺼움 등 다양한 질환으로도 악화할 수 있어 특별한 외상이 없어도 병원에 서둘러 방문하는 것이 좋다.
3급 운전을 방지하려면 올바른 다리 위치도 중요하다. 운전대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을 방지하기 위해 무릎이 운전대와 닿지 않도록 좌석 위치를 조절하고 엑셀과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 무릎이 살짝 구부려지는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방지턱을 넘을 때 감속하지 않으면 엉덩이와 꼬리뼈에 마치 엉덩방아를 찧는 듯한 충격이 전달된다. 척추와 요추 주변 근육·인대에 충격을 줘 요추염좌, 허리디스크 등과 같은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는 신체 기능 회복과 통증 완화에 집중한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약침치료, 한약 처방 등 통합적 치료를 실시한다.
박종훈 안산자생한방병원병원장은 “평소 도로교통법을 준수하며 안전운전하는 것이 사고 위험을 줄이는 왕도”라며 “운전하다 보면 목, 허리 등 각종 근골격계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항상 자세나 운전 습관에 문제는 없는지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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