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 원료로 쓰이는 우라늄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과 함께 세계적으로 원전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전 전문가는 러시아산이 경쟁력을 갖춘 농축우라늄 공급선 등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7일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기준 세계 우라늄 가격은 파운드(lb) 당 58.93달러를 기록했다. 러·우 전쟁 전인 2021년 평균 lb 당 34.68달러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lb 당 50.54달러로 올랐고, 지난달에는 58달러대까지 올랐다. 지난달 마지막 주 우라늄 가격은 2021년과 비교해 69.9% 상승했다.
러·우 전쟁 이후로 우라늄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 경영연구원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 세계의 우라늄 매장량에서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농축 우라늄의 약 35%를 우라늄 공급기업 로사톰과 관련 자회사가 공급한다. 러·우 전쟁으로 공급이 불안해진 영향이 결정적이다.
원전 신규 건설을 고려하는 국가가 증가하면서 우라늄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투기 심리도 우라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전 경영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우라늄 수요는 전 세계 442개의 상업용 원자로가 계통에 연결됐다. 순 발전 용량 합계는 393GWe 기준으로 약 6만100tU에 달한다. 추가되는 원전 확대를 가정하는 경우를 최대로 계산할 때 2040년 연간 우라늄 소비량은 6만3000~10만8300tU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는 현재 운영 중인 원전은 약 393GW이고, 원전 건설 확대로 예상되는 최대 발전 용량은 677GW로 추정했다.
우라늄 가격 상승으로 원전 발전단가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원전은 우라늄이 미치는 영향이 10%대로 연료비 영향이 50~60%를 차지하는 화석연료와는 달리 비중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라늄 원광 채굴부터 우라늄 농축, 성형에 이르는 가공 과정에서 전반적으로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우라늄 원광을 수입하는데 농축 가공은 해외에 맡기고, 성형 가공만 한다”면서 “원광과 농축 가격이 오르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시점에서 러시아산 점유율이 높은 농축 우라늄을 구매선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교수는 “(우라늄) 원광은 카자흐스탄, 캐나다 쪽에서 주로 수입하는데 그 외로 다변화해야 한다”면서 “농축 우라늄도 러시아가 싸게 공급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은 있지만 공급선을 다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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