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폐타이어를 순환활용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프로젝트에 나선다. 유럽연합(EU) 등을 중심으로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한 규제가 시행되면서 폐타이어 재활용 및 자원순환을 위한 기술 확보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0일 산업계에 따르면 KEIT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R&D 사업 기획에 착수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타이어를 순환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한편 폐타이어를 구성하는 물질을 재사용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게 핵심이다.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타이어는 연평균 38만톤 수준이다. KEIT는 지난해 기준으로 연료 소각 60.7%, 단순 물질 재활용(고무 분말) 18.9%, 재생타이어 사용 11.1% 등 저단위 재활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KEIT 측은 “국내 타이어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 대응을 위해 타이어 재활용 및 지속 가능 물질 적용을 추진하고 있지만 제도적 한계 및 기술·기반 미비로 인해 연료 소각 등의 저단위 활용에 국한됐다”고 설명했다.
EU는 유럽에서 발생하는 폐타이어 50% 활용하고 재활용 물질 사용량 10배 확대, 이산화탄소 배출 50% 저감 등을 목표로 내건 '블랙사이클'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13개 민간·공공기관이 폐타이어 재활용 증대와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KEIT는 이번 사업에서 '한국판 블랙사이클'을 구성한다. 폐타이어 순환활용을 위해서는 민간의 폐타이어 재활용 기술·공정 개발이 필수다. 또 지속 가능 순환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기술개발 및 정책지원 등의 상세 기획도 필요하다.
특히 폐타이어 수거·가공은 물론 △폐자원 재가공 및 열분해 △열분해 원료 정제 및 친환경 제품 생산 △친환경 제품 기반 타이어 제품화 △전주기 분석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산·학·연.협회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를 발판으로 폐타이어를 신규 제품으로 100% 재활용하기 위해 요소 기술과 공정을 수립할 계획이다. EU 블랙사이클과 연계할 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국제 협력기관과 전문가 모임도 꾸릴 방침이다.
한편 EU는 역내 산업 보호와 탄소 누출 문제 해결을 위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EU 집행위원회(EC)는 지난해 새로운 '에코디자인 규정'을 발표하면서 제품 재활용, 부품 재사용 등을 지속가능성 기준으로 추가했다. 타이어, 페인트 등 중간제품을 우선 적용 대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