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입점을 통해 고속 성장을 이룬 중소기업 사례가 늘고 있다. 로켓배송·로켓설치 등 쿠팡 최적화 물류 서비스와 방대한 고객 층을 기반으로 브랜드 인지도, 매출을 끌어올린 결과다. 상장이나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 성장 단계를 넘어 도약 단계에 진입한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가구회사 '스튜디오삼익'은 연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스튜디오삼익은 45년 전통 삼익가구의 온라인 사업 독립 법인이다. 지난달 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 심사 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스튜디오삼익은 쿠팡 입점 이후 매출이 급속 성장했다. 지난 2020년 180억원에서 2021년 640억원, 지난해는 86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쿠팡에서 발생한 매출만 약 3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5%다. 출범 당시와 비교해 고용은 10배 이상 늘었고 신규 사옥도 마련했다. 올해 예상 매출은 1000억원에 달한다.
쿠팡 '로켓설치'가 성장 비결로 꼽힌다. 로켓설치는 오후 2시 이전 주문 시 익일 또는 원하는 날에 무료로 전문기사가 가구를 설치해주는 서비스다. 1·2인 가구 맞춤형 상품이 많은 스튜디오삼익 고객 요구에 부합했다는 설명이다. 최정석 스튜디오삼익 대표는 “쿠팡에서 300여 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매달 2만건 이상 주문을 받는다”며 “쿠팡 로켓설치를 통해 갈수록 늘어나는 1인 가구 수요를 적극 공략했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가전기업 '앱코'도 쿠팡을 통해 급성장한 사례다. 키보드·마우스 등을 판매하는 앱코는 이전까지 PC방 납품 등 오프라인 매출이 대부분이었다. 지난 2018년 쿠팡 입점 이후 전체 매출 대비 온라인 비중이 90%대로 치솟았다. 앱코는 게이밍 장비업계 최초로 경기도 김포에서 2800평(9256㎡) 규모 물류센터를 세워 로켓배송을 활용한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쿠팡에서 성장한 식품 스타트업 투자 유치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대체식품 푸드테크 기업 '인테이크'는 지난달 8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내년 프리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을 세웠으며 주관사 선정도 마쳤다. 인테이크는 지난 2019년 쿠팡 입점 이후 꾸준히 매출이 늘어 지난해 9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 절반이 쿠팡에서 발생했다.
식품 바이오테크 기업 '스위트바이오'도 인기다. 지난 2021년 쿠팡에 입점한 스위트바이오는 자체 그릭요거트 브랜드 '그릭데이' 판매량이 늘며 지난해 매출 1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3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지난해 말 105억원을 추가 유치했다. 쿠팡 매출 비중은 20~30% 수준이다.
이같은 성장은 쿠팡 입점을 통해 온라인 사업을 활성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 팬데믹 위기와 소비 감소라는 악영향 속에 온라인 시장에서 로켓 배송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다는 설명이다.
소비재 중소기업 성장 사례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쿠팡 내 판매자·제품은 중소 제조사 비중이 70% 이상이다.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중소 제조사 판매 매출은 평균 120%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의 로켓배송 물류망을 갖춘 쿠팡 성장세가 지속될수록 더 많은 중소기업, 스타트업이 자금 유치를 통한 상장이나 인수·합병 등에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