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에서 차로 10분을 달리자 시내 한복판 우뚝 솟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로비에는 여러 무리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지어 체크인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넓게 펼쳐진 최신식 카지노 시설에는 중화권 관광객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패션 매장과 식음업장에도 활기가 넘쳤다.
지난 8일 방문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드림타워)는 완전한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을 맞은 모습이었다. 드림타워는 롯데관광개발이 독자 운영하는 도심형 복합리조트다. 총 1600개 객실과 14개 레스토랑·바를 운영 중인 그랜드하얏트제주를 비롯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 K패션 쇼핑몰 '한컬렉션' 등이 마련돼있다.
호텔 안팎에서 외국인 고객이 크게 늘어났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한컬렉션에서 쇼핑을 즐기는 것은 물론 외부 미디어 파사드 앞에서 사진을 찍는 외국인도 볼 수 있었다. 엘레베이터와 객실 복도에서는 낯선 외국어가 계속해서 귓가에 들렸다.
외국인 고객 맞춤형 서비스도 눈에 띄었다. 38층 라운지를 비롯해 모든 식음업장에는 4개 국어가 지원되는 테이블 오더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로비·객실 등 곳곳에 설치된 QR코드 배너도 인상깊었다. 지난 7월 론칭한 QR코드 모바일웹은 드림타워 주요 시설 정보를 4개 국어로 제공한다.
저녁 8시에 찾은 카지노는 비교적 이른 시간임에도 많은 외국인이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드림타워 카지노는 영업장 면적 5367㎡로 게임테이블 145대, 슬롯머신 190대 등 최신 게임 시설 414대를 갖추고 있다. 이중 중화권 고객에게 인기가 많은 바카라 테이블에서 쉴새 없이 카드와 칩이 오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피크 시간인 주말 저녁 10~11시에는 테이블 점유율이 절반을 크게 상회한다는 설명이다.
드림타워 카지노 현장 관계자는 “제주 하늘길이 확대되면서 두 달 전부터 이용객이 확실히 늘어나는 분위기”라며 “특히 고액베팅존 고객들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올해 초 10%에 머물렀던 드림타워 외국인 투숙률은 지난달 60%대까지 올랐다. 객실 점유율도 크게 치솟았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60~70% 수준이었던 객실 점유율은 80~90%대를 형성한다. 오는 9월말부터 10월 초까지 이어지는 추석 연휴 기간은 이미 만실이다. 중국 또한 중추절 연휴인 만큼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
실적은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8월 그랜드하얏트제주 매출(별도 기준)은 143억원으로 전월 대비 18억원 이상 늘었다. 카지노 부문도 방문객과 드롭액(고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 모두 최고치다. 호텔과 카지노, 식음업장을 모두 갖춘 글로벌 복합리조트 진가가 본격적으로 발휘되는 모습이다.
이같은 상승세는 제주공항 국제 노선 회복세와 맞물려 있다. 지난 3월 재개된 제주 국제선 직항 노선은 현재 주 103회까지 늘었다. 코로나 이전 수준인 주 174회까지 회복한다면 실적 또한 더욱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 단체 관광에 대한 준비에 착수했다. 식음업장과 한컬렉션 영업 시간을 늘리고 외국어 서비스를 대폭 보강했다. 카지노 400명, 호텔 100명 등 총 500명의 직원을 추가 채용 중이다. 중국 정부가 방한 단체 관광을 허용한 만큼 단체 관광객이 늘어나는 시점에 맞춰 인근 면세점, 여행사 등과 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아시아권은 물론 서구권 관광객이 늘며 제주 대표 핵심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중국 단체 관광이 재개되면 제주공항 국제 노선이 주 174회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여 호텔 객실과 레스토랑, 카지노, 쇼핑몰 등 전 분야에서 매출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