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호주의 첨단기술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과 호주는 광물중심의 전통적인 협력관계에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 연구(CCS) 등 탈탄소사회 전환을 위한 핵심분야 협력으로 나아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8일 JW메리어트 호텔에서 호주 AKBC와 제44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를 공동 개최했다. 회의에는 최정우 한·호주 경협위원장, 존 워커 AKBC 위원장, 로저 쿡 서호주 주총리, 한기호 의원, 배상근 전경련 전무, 캐서린 레이퍼 주한호주대사 등이 참석했다.
최정우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과 호주는 자원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단계에서 협력이 가능한 사이”라고 말했다. AKBC 존 워커 위원장도 “한국은 호주의 세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이자, 큰 수출시장”이라며 “탈탄소 문제에 함께 직면하며 전통적 협력관계에서도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기술 연구협력 국가 미·일에서 호주로 확대
이번 경협위에서는 '한·호주 협력을 통한 혁신적 미래 탐색'을 주제로 첨단기술 연구개발 협력, 핵심광물, 방위·항공우주, 식품 및 바이오, 청정에너지(수소) 등 5개 분야에 대한 양국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강진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박사는 “2010년 이후 중국과 호주와의 연구개발 협력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상호 강점 분야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고갈가스전과 대수층 이산화탄소 주입 관련 기술을 개발해온 지질자원연구원에게 호주와 CCS 분야 호주 국책 연구기관인 CO2CRC는 최고의 연구 파트너”라고 말했다.
◇소재, 광물자원 협력 강화해 이차전지 공급망 구축해야
이차전지 등 친환경배터리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광물 협력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호주 광물 탐사 기업의 개빈 로키어는 호주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놀란스 희토류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호주와 한국 기업들이 함께 참여해 현재 중국이 전세계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희토류 자원을 친환경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섭 포스코홀딩스 전무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과 EU 핵심원자재법 등으로 중국을 제외한 배터리 공급망 구축 협력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한국화 호주가 협력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산·식품 분야에서도 혁신 이어져
한기호 한-호주 의원친선협회장은 축사를 통해 “최근 호주군이 수주하는 대규모 장갑차 계약에 한국기업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틴 리플 호주 산업용 CNC 연삭기계기업 ANCA의 CEO는 “역내 안정을 위해 각 분야의 리더급들이 모여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번 경협위로 협력의 기회가 더 많이 생기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세호 롯데상사 상무는 “롯데상사는 메탄가스 절감을 위해 한국의 IT 기술을 접목해 지속가능하고 우수한 축산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수소 중심 청정에너지 협력 강화 위해 정부지원 필요
류재길 고려아연 팀장은 “한국도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직접 생산하고 도입하는 그린 수소 프로젝트에 대해 정부가 제도 및 재정 지원을 제공해 안정적인 수소 공급원을 확보해야한다”며 “한·호주 민간 부문에서 진행하는 그린 수소 생산 및 공급 프로젝트를 양국 공동 국책 사업으로 지정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조주익 포스코홀딩스 전무는 “포스코는 호주와 그린수소 분야 협력 확대를 위한 첫 단계로 친환경 철강원료 생산에 필요한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며 “2027년까지 저탄소 철강원료(HBI) 생산에 소요되는 연 2000톤의 그린수소 생산설비를 준공하고, 2040년까지 100만톤의 그린수소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협위 합동회의에 앞서 7일 진행된 환영만찬에는 한국과 호주 양국 기업이 참석해 네트워킹 시간을 가졌다. 환영만찬에는 양측 위원장, 캐서린 레이퍼 주한호주대사 등 양국 관계자 약 200명이 참석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