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으로 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을 내정했다. 9년 만에 수장이 바뀌게 된 가운데 차기 회장은 리딩금융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한 신성장 동력 확보와 글로벌 진출 확대 등 과제를 이행하게 될 전망이다.
KB금융은 앞서 8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로 양 부회장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양 후보자는 KB금융의 비은행 부문을 키우는 데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주 전략 담당 임원 시절 LIG손해보험 인수를 이끌었다. LIG손해보험 인수 후에는 KB손해보험 대표를 5년간 맡으며 KB손해보험의 순이익을 끌어올리고 그룹 핵심 계열사 반열에 올려놓은 바 있다.
현 윤종규 회장 시절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을 성공시키고, 구체적 성과가 도출되고 있는 만큼 차기 회장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정부의 금융규제 혁신 기조 속에서 내실을 다지면서도 신성장 동력 확보 기회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KB금융은 빅블러 시대에 따라 금융기업이 빅테크 및 비금융기업과도 경쟁하는 시대에 대응해 디지털 기반 고객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또 비금융사에 대한 투자와 협업 확대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양 후보는 현재 KB금융이 목표로 하는 '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KB페이, 국민지갑 등 계열사를 넘나드는 서비스가 주축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통해 최적 금융상품 판매 플랫폼을 구현해 금융상품의 제판분리 가속화에 대응하고 판매채널의 개방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할 전망이다.
더불어 비금융사업 성과를 본격적으로 창출하는 역할도 부여받을 전망이다. KB금융이 강화하고 있는 부동산, 모빌리티, 통신, 헬스케어 등의 생활 금융 영역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탄생시키고, 그룹 내 연계성도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사업 확대도 양 후보자 어깨가 무겁다. 세계적으로 힘든 경제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은행, 증권, 카드 등 주력 계열사들이 해외 진출을 확대해 미래 수익 기반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고성장이 예상되는 동남아시아 시장과 투자 안정성이 높고 국내 고객의 해외 투자 선호도가 높은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진출을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가능한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메콩 3국을 타깃으로 계열사별로 지속적인 인수·합병과 기존 네트워크를 성장시키는 전략이 추진될 전망이다.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안정적 성장 동력 확보와 자산관리(WM), 기업투자금융 등 자산운용시장의 글로벌 역량 획득을 목표로 사업을 키워나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 후보자는 관계 법령 등에서 정한 임원 자격요건 심사를 거쳐 이사회에 회장 후보자로 추천된다. 이후 11월 중 개최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