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타차 단독 2위 김민별, 올 시즌 세 번째 ‘준우승’... 신인왕 포인트 1위 ‘점프’
디펜딩 챔피언 박민지는 공동 11위, ‘빅리거’ 전인지 공동 54위
박지영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 첫 3승 고지를 밟은 주인공이 됐다. 우승 스코어는 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 박지영은 지난 해 12월 시즌 개막전으로 열렸던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과 7월 에버콜라겐 더시에나 퀸즈크라운 2023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짠물 플레이가 빛났다. 위기를 잘 넘기고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게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박지영은 경기 뒤 “4일 동안 버텨준 내 자신에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좁은 페어웨이와 까다로은 그린으로 악명높은 이천 블랙스톤 골프클럽(파72)이 올해는 고르지 못한 잔디상태까지 더해져 더욱 까다로웠다. 박지영도 첫날부터 혼쭐이 났다. 버디 1개를 기록했지만 보기 4개를 쏟아내며 공동 23위에 그쳤다.
하지만 2라운드에 나선 박지영은 완전히 달라졌다. 5타를 줄이며 2위까지 뛰어올랐다. 찬스를 놓치지 않으며 타수를 줄여나가며 이날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했다. 무빙데이였던 3라운드에서 1타를 잃기도 했지만 박지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선두에 2타 뒤진 3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박지영은 선두권 선수들이 타수를 잃는 사이 무리하지 않는 플레이로 타수를 지켜냈고, 정교한 숏게임 실력으로 기회를 잡으며 15번 홀에서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다.
박지영은 “기회를 잡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타수를 잃지 않는 데 집중했다”면서 “14번 홀에서 티샷이 카트 도로에 떨어진 뒤 '반드시 파 세이브를 해야한다'는 생각만 했다. 두 번째 샷은 그린 한 가운데를 노렸고 다행히 그린 가운데 떨어져 파 세이브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팽팽한 선두경쟁을 벌이던 이예원은 15번(파5) 홀에서 1타를 잃으면서 같은 홀에서 버디사냥에 성공한 박지영과 2타차로 멀어졌고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다.
박지영은 대회 출전선수 중 유일하게 언더파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2언더파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박지영에 이어 3타 뒤진 공동 2위 그룹의 김민별과 이가영, 이예원은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를 기록했다.
이번 우승으로 시즌 타이틀 경쟁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박지영은 시즌 3승으로 다승과 평균타수(70.43) 1위에 이름을 올린데 이어 우승상금 2억 1600만 원을 보태 시즌 상금랭킹은 2위(9억 2313만 원)까지 순위를 끌어올렸고 대상포인트 부문에서도 2위(440점)에 올랐다.
시즌 첫 3승을 넘어 4승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박지영은 “우승을 한번 더 하고 싶다. 컨디션과 감이 좋은만큼 물 들어올 때 열심히 노 저어보겠다”고 말했다.
대회 공동 준우승을 차지한 김민별의 활약도 돋보였다. 데뷔 첫 우승에 대한 갈증을 풀진 못했지만 신인왕 포인트 1위에 오르며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김민별은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전날 10위에서 2위까지 뛰어올랐고 자신의 시즌 세 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 박민지는 최종합계 7오버파 295타를 기록하며 공동 11위에 그쳤고 오랜만에 국내대회에 나선 '빅리거' 전인지는 공동 54위(최종합계 17오버파 305타)를 기록했다.
정미예 기자 gftra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