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채를 인식해 문을 열어주는 기술의 대중화가 코앞에 다가왔다.
국내 공동연구팀이 전자수용체 없이 광증폭형 유기 포토다이오드(PM-OPD)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정대성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와 김주희 박사, 김봉수 유니스트 화학과 교수, 김도환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와 권혁민 연구원, 이명재 고려대 연구원 공동연구팀은 최근 이같은 기술을 구현, 재료과학분야 권위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고 11일 밝혔다.
유기 포토다이오드는 컬러필터 없이 다양한 색을 구현할 수 있어 생체인식 기술이나 카메라, 광통신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 중 PM-OPD는 가시광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증폭하는 광 소자로 어두운 환경에서도 가시광을 매우 잘 감지할 수 있다.
이때, 광자를 흡수하면 전자 공여체(donor)와 전자 수용체(acceptor) 계면에서 양공과 전자가 생성되고 전자 수용체에서 전자의 트래핑 현상(trapping)이 일어나는 원리를 이용해 전기적 신호를 증폭시킨다.
연구팀은 전자 수용체 대신 소자에 전기화학적 안정성을 부여하는 퍼플루오로아렌 광가교제를 사용했다. 퍼플루오로아렌과 전자 공여체와의 '계면 밴드 벤딩' 효과로 인해 PM-OPD 내 엑시톤이 전자와 양공으로 빠르게 분리됐다.
그리고 분리된 전자는 전자 트래핑 현상으로 소자 내에서 양공 형성이 증폭돼 전류 흐름을 증대시켰다. 이번 연구는 기존 유기 포토다이오드에 필수적으로 쓰여왔던 전자 수용체 없이 광증폭 현상을 유도한 첫 번째 사례다. 이어 PM-OPD를 센서 표면에 빛의 3원색(빨강, 초록, 파랑) 별로 패터닝해 고감도와 고안정성, 풀컬러를 모두 달성한 유기 이미지 센서를 제작하는 데도 성공했다.
정대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안정성과 색 선택성을 모두 갖춘 유기 포토다이오드를 구현했다”며 “추후 유기 이미지 센서의 상용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