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범죄 현황을 분석한 결과, 랜섬웨어(데이터 복구 조건으로 거액을 요구하는 프로그램)를 활용한 가상자산 범죄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도화하고 있는 가상자산 범죄에 대한 민관 공조를 확대하고 글로벌 협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2일 바이낸스와 체이널리시스는 서울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에서 '건전한 가상자산 산업의 미래 컴플라이언스와 민관 협력' 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알렉 지브릭 체이널리시스 아태지역 수사 총괄 매니저는 6월 말 기준 최근 1년간 가상자산 범죄 현황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며 “작년 대비 올해 가상자산 관련 스캠이나 해킹 범죄 규모는 각각 45.2%, 23.5% 줄어들었지만, 랜섬웨어 범죄 규모는 10.3% 증가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이미 4억 달러(5300억 원) 이상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역대 두 번째로 큰 피해 규모다.
지브릭 매니저는 조직의 규모와 상관 없이 해커들의 공격이 성공하며 피해가 양산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큰 규모의 조직을 노려 큰 수익을 거두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랜섬웨어 공격은 이제 스파이 첩보 등으로도 활용되고 있다”며 “고도화하는 가상자산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민관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렉 야쿠벡 바이낸스 법 집행 기관 트레이닝 책임자는 민관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낸스는 상당히 긴밀하게 사법당국과 협조하고 있다”며 “지난해 사법 당국의 요청에 따라 4만 7000여건에 협조했고, 당국 요청에 응답하는 업무는 직원 100명이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낸스는 한국의 수사당국과도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며 “경찰청의 요청이 있으면 3~4일 이내 발빠르게 관련 데이터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블록체인에 국경이 없는 만큼 다자간 글로벌 협업 프레임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민재 사이버국제공조협력계 수사관은 “실제 바이낸스 등과 글로벌 공조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피의자 검거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며 “불과 지난주에도 바이낸스에 직통으로 긴급 동결 요청을 해 가상자산 피싱 범죄를 막았는데, 신속성이 중요한 금융 범죄 대응에서 글로벌 공조의 중요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수평 사이버수사연구분석계 수사관은“당장은 가상자산 범죄에 대응하는 공동 협업 플랫폼이 구축된 바 없지만 글로벌 선두주자인 체이널리시스와 바이낸스 그리고 사법기관이 협력해서 체계를 맞춰나간다면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대한 신속한 수사가 가능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