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세계 반도체 장비 투자액이 840억달러(약 111조3420억원) 규모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사상 최고치인 지난해 995억달러(약 131조7778억원)보다 15% 감소한 수치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15% 증가한 970억달러(약 128조4668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최신 분기별 팹 전망 보고서를 통해 칩 수요 둔화와 소비자·모바일 디바이스의 재고 증가가 올해 반도체 팹 장비 투자의 감소세를 주도했다며 12일 이같이 밝혔다. 내년 반도체 장비 투자 회복세는 올해 반도체 재고 조정 종료와 고성능컴퓨팅(HPC)·메모리 분야 반도체 수요 강화가 이끌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짓 마노차 SEMI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전망보다 반도체 팹 투자 감소치가 낮아졌고 내년 회복세는 더 강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반도체 산업이 침체기를 지나 안정적 성장으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가 반도체 장비 산업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됐다. 파운드리 부문은 올해 1% 성장한 490억달러 투자가 예상되며 첨단공정에 대한 투자가 계속돼 내년에는 515억달러로 5% 성장할 것으로 기대됐다. 마이크로프로세서(MPU) 분야 장비 투자는 올해 정체를 보인 뒤 내년 16% 증가한 90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메모리 분야에 대한 팹 장비 투자는 올해 46% 감소한 뒤 내년에는 65% 증가, 270억달러로 강력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D램 장비 투자의 경우 올해 110억달러로 전년 대비 19% 감소하지만 내년에는 40% 성장한 150억달러, 낸드플래시 장비 투자는 올해 67% 감소한 60억달러, 내년에는 113% 증가한 121억달러로 각각 예상했다.
최대 장비 투자국으로는 대만이 지목됐다. 대만은 2024년 올해보다 4% 늘어난 230억달러,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 회복세에 힘입어 41% 늘어난 220억달러 장비 투자가 각각 점쳐졌다. 중국은 수출 통제 등 영향으로 200억달러를 기록하고 북미 140억달러, 유럽·중동 80억달러, 일본 70억달러, 동남아시아 30억달러 등이 뒤를 이을 전망이다.
한편 2분기 글로벌 반도체 장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258억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이 약 80억달러를 투자하며 1위를 차지했고 대만과 우리나라가 60억달러에 육박하는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가 30억달러 규모, 유럽과 일본이 20억달러에 못미치는 투자를 한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