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특허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전기차·인공지능(AI)융합 분야 선제 대응을 주문했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응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기업 간 협력 활성화와 정부의 지원 강화도 당부했다.
◇디지털 시대 표준특허 대응 강화해야(강동영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특허지원센터 팀장)
향후 5년 인기 특허 분야는 디지털 전환과 의료생명공학으로 예상한다. 두 분야 모두 특허 출원과 수익성이 연관된 분야다.
기업은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과 적극적 라이선스 활용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제품 개발에서부터 특허를 염두하고, 잠재적인 특허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 특허 포트폴리오가 부족한 중소기업은 다른 기업과 특허 공유 및 공동 대응 등 연합체 구성을 검토할 필요도 있다
현재 표준기술(표준특허) 개발에는 일부 대기업과 국가연구기관만이 참여한다. 표준특허 대부분이 스마트폰 등 일부 기업에 쏠려있다. 디지털 시대 표준특허 지형은 특정 영역을 넘어 광범위한 산업을 포괄한다. 원천특허 확보를 위해 초기 단계부터 표준화 기구에 참여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탄소중립 전기차 특허 경쟁 격화(이순웅 한국자동차연구원 기업성장본부장)
탄소중립 분야 경쟁이 거세질 것이다.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를 필두로 탄소중립을 빠르게 이룰 수 있는 분야다. 배터리는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이용되면서 온실가스감축의 핵심이 될 것이다. 배터리는 세계 각국의 규제와도 관련돼 특허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표준특허를 많이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같이 미래차 시장에서 통신 영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표준특허 확보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기보유한 기술과 미래차 기술 간 관련성을 특허 정보를 통해 사전에 파악하고, 기술적 강점과 노하우를 신사업에 활용해야 한다.
특허청이 '표준특허 전략맵' 사업을 통해 표준특허 유망기술을 민간에 제공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신규 R&D 기술수요를 발굴, 표준특허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 전반의 특허 경쟁력 키워야(이규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AI 융합 분야에서 다수의 신기술과 신사업, 관련 특허가 쏟아질 것이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생활 서비스 전반에 새로운 시도가 이어진다. 해당 분야에서 누가 표준을 선도하고, 나아가 표준특허를 확보할 것이냐에 관심이 집중된다.
산업 전반에서의 특허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최근 특허 동향을 보면 반도체, 통신, 정보기술, 에너지 등 수출 주력 산업 쏠림 현상이 심하다. 그 외 분야에서는 사실상 국내 기업이 원천기술을 많이 갖고 있지 않다.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함께 해야 한다. 특허는 물론 이전 단계인 R&D에서도 기업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자금이다. 최소한 경쟁국 수준의 법인세 혜택, R&D 세액공제, 투자세액 공제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