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을 내 눈 앞에' KAIST, 내리는 눈 표현한 신개념 디스플레이 구현

관람객이 KAIST의 신개념 디스플레이에 손짓으로 눈보라를 일으키고 있다.
관람객이 KAIST의 신개념 디스플레이에 손짓으로 눈보라를 일으키고 있다.

우리 연구진이 마치 실제 눈이 내리는 듯한 모습을 물리적으로 표현한 기계식 디스플레이를 만들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이우훈 산업디자인학과 교수팀이 공기 흐름 제어로 스티로폼 알갱이를 모으거나 흩어지게 해 그래픽 이미지를 표시하는 새로운 기계식 디스플레이 '스노우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개발한 디스플레이 시스템은 챔버 안에 부양 팬들을 작동시켜 스티로폼 입자의 흩어짐과 모임을 반복하며 원하는 그래픽 이미지를 표시한다. 입자가 무작위 흩날리다가 일순간 질서 있는 이미지가 생성되는 시각효과를 선보인다.

연구를 수행한 김명성, 백선우 산업디자인학과 학생은 이를 기반으로 시계 형태의 미디어아트 '타임 투 스노우'도 제작해 선보이기도 했다.

Time to Snow (Jan, 2023)

챔버 안에 눈이 내리게 하거나, 관람객의 움직임을 감지해 이에 맞춰 눈보라가 이는 모습도 표현 가능하다. 눈보라가 일었다 잦아들면서 검은 벽면에 눈처럼 쌓인 스티로폼 알갱이가 현재 시각을 표시한다. 마치 눈 내리는 공간에 있는 듯한 몰입적 경험을 제공한다.

타임 투 스노우는 지난 8월 6~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컴퓨터 그래픽스 및 상호작용기술 분야 최대 규모 국제학술대회 'ACM 시그래프(SIGGRAPH)' 아트갤러리에 전시됐다.

2023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디자인 컨셉 부문에서 최우수상(Best of the Best)을 수상기도 했다.

연구팀은 현재 가로 약 2m, 세로 1m 크기 대형 사이니지(옥외광고)를 제작하고 있다. 이달 말 대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6층 과학관(넥스페리움) 입구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우훈 교수는 “LCD나 LED 기반 디스플레이가 있음에도, 미디어 아티스트나 디자이너들은 일상에서 경험하기 불가능한 심미적 감동 나무, 종이, 플라스틱, 솜털 등 물리적 픽셀을 이용하는 기계식 대안 디스플레이를 꾸준히 제안해 왔다”며 “스노우 디스플레이도 향후 다양한 시각 콘텐츠를 전달하는 아날로그 감성의 대안 표시장치로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