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연, 신속 고감도 미세 플라스틱 검출 기술 개발

빛과 AI로 현장에서 손쉽게 검출 분석

정호상 재료연 선임연구원
정호상 재료연 선임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원장 이정환, 재료연)은 정호상 나노바이오융합연구실 연구팀이 KOTITI시험연구원과 융합연구로 미세 플라스틱을 현장에서 빠르게 고감도로 검출하는 기술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미세 플라스틱은 환경 오염과 먹이사슬로 인체에 유해하고 유전 독성을 일으킨다.

연구팀이 개발한 현장형 미세 플라스틱 검출기술은 주사기 필터로 걸러지는 키트(Kit)형이다. 전 처리 과정 없이 20분 내에 미세 플라스틱 종류와 개수, 분포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미세 플라스틱이 필터로 걸러질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마이크로 크기 기공을 가진 종이필터 표면에 나노 포켓(Nano Pocket) 형태의 플라즈모닉 소재를 합성하고, 포집한 미세 플라스틱의 광학 신호를 증폭하는 방법으로 미세 플라스틱을 검출한다.

미세 플라스틱을 포함된 시료를 주사기 필터에 통과시키면 나노 포켓형 플라즈모닉 소재에서 미세 플라스틱의 라만 분광 신호가 증폭되고, 이를 파악해 고감도로 검출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나노미터 크기 미세 플라스틱 검출에도 적용할 수 있다.

물속에 포함된 미세 플라스틱 포집과 AI 분석 모식도
물속에 포함된 미세 플라스틱 포집과 AI 분석 모식도

인공지능(AI)기술도 접목했다.

미세 플라스틱 고유의 라만 분광 신호를 미리 AI에 학습시켜 시료 속에 방해 물질이나 요소가 포함돼 있어도 미세 플라스틱 유무와 농도, 분포, 종류까지 정확하게 식별한다.

기존 미세 플라스틱 검출기술은 현장에서 사용하기 어려웠다. 복잡한 전 처리 과정과 고성능 장비, 숙련된 연구자의 분석 능력이 동시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전 처리 과정은 필터로, 고성능 장비 사용은 소재 민감도 증진으로, 숙련된 연구자 분석 능력은 AI로 대체했다. 검출기기도 휴대용 라만분광기를 사용해 현장 적합성을 높였고 키트형으로 필요에 따라 일반인도 손쉽게 검사할 수 있다.

재료연과 KOTITI시험연구원은 미세 플라스틱 검출기술 표준화 선도에 협력하기로 했다. 연구팀은 미세 플라스틱 크기별 검출과 인체 독성 평가를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정호상 선임연구원은 “현재까지 마이크로~나노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을 검출하는 방법이 없어 국제적으로 표준 검출법 설정을 위한 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향후 플라스틱 제품 수출입 규제에 선제 대응하고 극복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 한국재료연구원 기본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9월 10일자에 실렸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