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로봇카트 '헬로캐디'가 프로골프 선수들의 시선마저 사로잡았다.
헬로캐디는 스포츠용품 전문 개발업체인 (주)티티엔지가 개발한 AI기반 개인용 캐디로봇이다. 별도의 송수신 리모콘 없이 센서를 통해 골퍼의 움직임을 인식, 1~2미터 거리에서 골프백을 실은 채 앞서가는 골퍼를 따라 움직인다.
13일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공식연습일. KPGA는 선수들이 캐디로봇을 활용해 공식연습 라운드를 소화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빠른 기술발전 속도에 비해 변화가 더딘 규정에 가로막혀 공식대회 사용은 불가능했지만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고 있는 국내기업의 제품을 알리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TTNG는 이미 국내는 물론 미국과 일본 골프장에도 제품을 납품하며 뛰어난 기술력으로 호평받고 있다.
헬로캐디를 접해본 선수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KPGA투어 통산 5승을 기룩중인 베테랑 황인춘 선수는 “라운드를 하는 데 정말 특화된 제품같다”고 평가하면서 “아마추어 골퍼들에겐 최고의 캐디이자 카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입소문을 듣고 TTNG 부스를 찾는 선수와 캐디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지용주 TTNG 상무는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던 선수와 캐디분들이 9홀을 돈 뒤 다시 찾아와서 헬로캐디로 바꿔갔다”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전동식 카트와 비교해도 편의성이 확연히 다르다며 본 대회에서는 아직 규정때문에 사용하지 못하는 걸 아쉬워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헬로캐디는 단순히 골프백을 실어나르는 용도에 그치지 않는다. 카트에 설치된 전용 디바이스를 통해 음성출력 안내에 따라 셀프라운드를 즐길수 있다. 전용 디바이스를 통해 홀 정보는 물론 남은 거리 등 그 동안 골퍼들이 캐디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정보까지 제공한다. 이배희 TTNG 대표는 “업그레이드 버전에는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의자와 주행성능 향상 등 하드웨어적인 개선은 물론 골퍼의 스윙을 녹화하고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기능을 다양화하는 등 성능개량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셀프라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헬로캐디 같은 개인용 로봇캐디의 사용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전라남도 해남에 위치한 파인비치 골프링크스도 9월 한 달간 헬로캐디를 무료 이용할 수 있는 워킹 골프 체험행사를 열고 있다. 헬로캐디를 도입하는 국내 골프장도 속속 늘고 있다. 전자신문 오픈이 치러지는 영암 코스코스링스는 개장 전에 이미 50대의 헬로캐디를 도입, 일반 내장객들이 저렴한 가격에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갖춰 벌써부터 골퍼들의 관심이 높다.
박인혁 사우스링스영암 이사는 “코스모스링스는 세계 최초 활주로형 골프장으로 페어웨이 폭만 100미터에 이른다”고 소개하면서 “셀프라운드를 더욱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장비를 찾아 안해본 게 없다. 수동과 전동형 등 다양한 제품을 직접 구매해서 테스트한 끝에 헬로캐디로 결정했다. 가장 중요한 안정성과 편리성에 대한 기술력은 물론 IT기술을 활용한 확장성까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은 프로골프 대회를 통해 첨단 IT기술을 선보이는 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세계시장 진출을 꾀하는 'K골프 산업'의 핵심은 첨단 IT기술이다. 다양한 골프관련 IT제품이 전자신문 오픈을 계기로 알려지고 평가받을 수 있다. KPGA투어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은 단순히 수많은 프로골프 대회 중 하나가 아니다.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 IT기술을 품은 'K골프'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뷔 무대다.
정원일 기자 umph1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