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최장 40년으로 제한한다. 금융당국 압박에 인터넷뱅크 주담대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이 회사는 13일 신청 건부터 주담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시 대출기간을 최장 40년으로 제한한다.
앞서 금융당국은 13일 50년 만기 주담대 경우 만기는 유지하되 DSR 산정시 만기 40년을 적용해 대출한도를 늘리지 못하는 지침을 은행에 전달했다. 다만, 개별 차주별로 상환능력이 명백히 입증되는 경우에는 50년 만기를 적용할 수 있게 열어뒀는데, 카카오뱅크는 이번 조치에서 아예 40년 이상 산정이 불가능하도록 더 수위가 높은 기준를 적용했다.
카카오뱅크는 8월 초부터 인뱅 중 유일하게 50년 만기 주담대를 취급했다. 이후 금융당국이 주담대 증가에 대한 경고음을 계속 내자 8월 말, 만 34세 미만만 50년 만기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기준을 바꿨다. 이어 세대합산 기준 2주택 세대까지 허용하던 주택구입자금 주택담보대출 대상을 무주택자로 제한하는 등 연속해서 허들을 높였지만 결국 한달만에 50년 만기 조건을 철회했다. 카카오뱅크는 50년 만기만 폐지하고 만 34세, 무주택 등 나머지 조건은 유지할 예정으로 이 회사 주담대 문턱은 한달 전에 비해 꽤 높아진 셈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주담대 성장세가 심상치 않은 이유로 인뱅의 공격적인 영업을 지목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7일부터 14일까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가계대출 현장점검에 나서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50년 만기 주담대를 접으며 인뱅의 수익확장 전략은 속도조절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여전히 40년 만기 주담대를, 토스뱅크는 전·월세 대출만 취급 중이다.
올 연말까지 신용대출에서 30%(카카오뱅크)~44%(토스뱅크)중저신용자 비중을 맞춰야 하는 인뱅들은 고신용자와 담보가 포진한 주담대를 늘려 건정성을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차질이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50년 만기 주담대를 삭제하는 동시에 '전·월세보증금 대출 갈아타기'를 내놓는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금융권과 국회를 종합하면 국내 전체 주담대 잔액 중 인뱅이 차지하는 비율은 2% 남짓에 상당수가 기존 금융권에 빌린 고금리 상품을 갈아타는 대환대출이다. 인뱅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경고음을 계속내고 있어 더 이상 확장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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