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점포 효율화 가속...경쟁력 향상 주력

지난 4월 폐점한 이마트 성수점 전경
지난 4월 폐점한 이마트 성수점 전경

대형마트가 점포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효율 점포를 과감하게 정리하는 한편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매장 리뉴얼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과거 출점 경쟁에서 벗어나 개별 점포 경쟁력을 키우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의 점포 수는 395개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할인점과 창고형 매장을 포함해 대형마트 점포 수가 400개 미만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점포 수가 가장 많았던 지난 2019년과 비교하면 30개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이마트는 올해만 4개의 점포 문을 닫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감독시스템에 따르면 광주신세계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이마트 광주점 영업 정지를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광주점은 다음달 10일 부로 영업을 종료한다. 신세계백화점 광주점 리뉴얼·확장 계획을 추진하기 위한 폐점이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4월과 6월 각각 성수점, 광명점, 이수점을 폐점했다. 최근 매각을 추진 중인 명일점도 재입점이 아닌 폐점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도 점포 2개를 정리한다. 지난 5월 부산 연산점을 폐점한 데 이어 내달 22일에는 부산 해운대점 운영을 종료할 예정이다. 지난달 대구 내당점 매각도 마무리해 폐점 일을 협의 중에 있다. 롯데마트도 지난 1월 인천터미널점을 폐점했다.

이같은 폐점 행렬은 치열하게 출점 경쟁을 벌이던 과거 풍경과는 다른 모습이다. 외형 성장을 위한 과도한 출점 보다는 비효율 점포를 매각하고 개별 점포 경쟁력을 키워 내실을 다지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대형마트는 존재감이 점차 줄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대형마트 매출 비중은 전체 유통업체 매출 대비 12.9%로 편의점, 백화점에 이어 3위에 그쳤다. 코로나 팬데믹을 전후로 한 e커머스 업계 성장과 고령화·1인가구 증가 등 사회 구조 변화가 맞물려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점포 효율화 만큼이나 점포 리뉴얼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오는 11월까지 김포점과 영등포점을 플래그십 매장 메가푸드마켓 2.0으로 새단장한다. 부산 센텀시티점, 강동점에 이어 4번째다.

롯데마트는 두 번째 제타플렉스 매장 서울역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역점은 그로서리 상품과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외국인 맞춤형 특화존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새단장 중인 은평점은 연내 즉석식품을 강화한 '푸드 특화 매장'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올해 점포 리뉴얼에 850억원을 투자하는 이마트는 최근 오산·킨텍스점 리뉴얼을 마쳤다. 연내 포항·성남점 리뉴얼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대형마트의 최근 행보는 라이프스타일 소형화 등 사회구조 변화에 면밀히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오프라인 대형마트가 줄 수 있는 차별화 요소를 가미해 점포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