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이 울산이 인공지능(AI) 중심의 소프트웨어 메카 도시로 재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은 SK그룹의 정유·석유화학 등 주력사업 거점으로 각종 제조 데이터를 활용하면 이같은 디지털 전환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14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ESG, 함께 만드는 울산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2023 울산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폐회사 대신 청중의 질문에 답을 하는 것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한 최 회장은 '울산포럼에서 나온 논의가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과 향후 울산포럼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묻는 질문에 “울산은 제조업 중심 도시로 이것이 곧 울산이 가진 강점”이라며 “디지털화를 통해 제조 AI 중심의 소프트웨어 메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조업 종류가 다르고 프로세스도 다르지만, 울산 지역의 제조업 데이터를 끌어 쓸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면 AI 중심으로 도시가 탈바꿈하고 제조업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사업도 함께 할 수 있는 도시가 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와 관련해 “울산포럼이 제조업 중심 도시라는 울산의 장점을 살리면서 새로운 울산의 미래를 디자인할 수 있는 포럼으로 나아가야 한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울산이 직접 새로운 제조업 모델을 만들어 수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제조업이 딱딱하고, 남성 중심의 군대 문화가 있는 곳이 아니라 멋있고,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사람들이 제조업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을 바꾸는 게 중요하고, 울산이 노력하면 이는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차원의 노력을 묻는 질문엔 “앞으로 제조업은 달라질 거고, 제조업의 혁신 과정에서 보면 남녀에게 요구하는 역량이 다르지 않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AI 등 제조업 혁신을 이끌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거듭 디지털 혁신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 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내재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ESG 실천이 어렵다는 중소기업 관계자의 질문에 “ESG를 사람 중심으로 생각하면, E는 사람과 자연과의 관계, S는 사람 그 자체, G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라며 “사람을 사람답게 대해주는 등 엄청난 변화를 요구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앞서 포럼 참석자들은 '청년행복, 산업수도의 변화'와 '동반성장, ESG 넥스트 전략' 등을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을 펼쳤다. 청년들을 다시 울산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생산효율성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행복을 같이 고려하는 지속가능한 도시가 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청년, 지방자치단체, 기업, 학계 등이 유기적으로 협업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또 ESG가 단순 선언이 아닌 규제와 규범이 되면서,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됐고, 이를 함께 풀어나가기 위해 울산포럼과 같은 플랫폼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올해로 2회째인 울산포럼은 울산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지역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사회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시작한 SK그룹 최초의 지역포럼이다. 올해는 지역사회 구성원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자, 본 포럼에 앞서 사전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포럼 주제 역시 실천방안 논의에 중점을 뒀다.
올해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 SK 경영진과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김기환 울산시의회 의장,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오연천 울산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또한 SK구성원 외에 울산지역 대학생, 시민 등 700여명이 직접 또는 온라인으로 포럼에 참여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