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 수 늘수록 적자” 애플페이 교통카드 연동 논의 '제자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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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국내 교통카드 연동이 안갯 속에 빠졌다. 애플이 신제품 아이폰 15시리즈를 출시하면서 국내 애플페이 교통카드 연동이 임박했다는 기대가 나왔지만, 비용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교통카드사업자들은 모방일 기반 교통카드가 추가 비용 등으로 늘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고 주장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티머니가 애플페이 교통카드 연동에 대한 합의는 이뤘지만, 비용부담에서 줄다리기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애플페이는 올해 초 우리나라에 도입됐지만, 현재 교통카드는 연동되지 않는다.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한 EMV 기반 근거리무선통신(NFC) 교통카드 인프라가 제한적인 국내 사정 때문이다. 단말기를 교체하면 되지만, 이미 전국망 인프라가 깔린 국내 여건상 불가능에 가깝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부담하는 문제를 넘어서야 한다. 이에 애플이 전향적으로 국내 교통카드 인프라(RFID)를 수용하기로 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애플은 iOS17 개발자 문서에 지갑 및 애플페이 결제 유형으로 티머니(옛 한국스마트카드)가 운영 중인 교통카드 '티머니'를 추가했다. 실제 애플과 티머니는 애플페이 국내 교통카드 연동을 위한 필드테스트까지 마쳤다.

다만 이후 비용 협상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며 도입이 지지부진하다. 현행 플라스틱 교통카드는 미리 충전한 금액을 소진하거나 후불로 사용한 금액을 카드사를 통해 지불하는 형태다. 1만원을 충전한다면 대부분 1만원이 그대로 카드에 담긴다. 후불도 사용한 만큼 정산한다. 일부 소비자가 수수료를 부담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때 교통카드사업자 역시 수수료 일정 부분을 내고 있다.

문제는 모바일 기반 교통카드다. 모바일로 교통카드 금액을 충전하거나 삼성페이 등 간편결제에 등록할 경우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는데 이때 발생하는 비용을 교통카드사업자가 지불하고 있다. 건당 비용은 소액이지만, 많아지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구조다. 최근에는 본인인증 절차가 강화되면서 내국인 실명확인 등 기관에 따라 무료로 쓰던 인증까지 과금되고 있다.

카드사가 일부 비용을 내지만, 교통카드 결제망 사용에 따른 인프라 비용 수준이다. 때문에 교통카드사업자는 애플페이를 비롯 삼성페이 등 향후 모바일 기반 교통카드 서비스 확대를 고려해 비용체계를 개편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기반 교통카드는 플라스틱 카드와 달리 충전이나 등록 때 인증비용이 발생해 교통카드사업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전반적인 비용체계 개편이 필요하며, 이번 협상에서 바로 잡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업계 일각에서는 애플페이 국내 교통카드 연동 작업이 내년으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급결제 전문가는 “모바일 기반 교통카드 연동으로 이용자가 늘거나 수익이 더 늘지는 않아 교통카드사업자가 선 듯 현행 구조를 그대로 받아들이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결국 누군가 부담을 더 하거나 손실을 감수해야 해 협의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