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간판을 바꿔 달고 18일 공식 출범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풍산그룹 회장)은 출범 첫날 현충원을 찾아 “한국 경제 글로벌 도약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경협은 지난 15일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옛 전경련의 명칭 변경 및 정관 개정안을 인가받아 18일부터 기관명을 공식 사용한다고 밝혔다. 정관 개정안 인가에 따라 한국경제연구원 회원사였던 4대 그룹 계열사도 한경협에 정식 합류했다.
류 회장은 한경협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G7 국가 도약을 위해 위국헌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류 회장은 임원진과 함께 현충원 참배 후 방명록에 “순국선열의 위국헌신을 받들어 G7 대한민국을 실현하는 한국 경제 글로벌 도약에 앞장서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류 회장은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 이어 한경협의 전신인 전경련 임원으로 활동한 남덕우, 박태준 전 국무총리 묘역도 참배했다.
류 회장의 첫 일정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기여한 역사적 인물을 찾아 초심을 다진다는 의미가 있다. 류 회장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성공과 번영은 순국선열과 선배 경제인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라며 “그분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표하기 위해 찾아뵈었다”라고 참배의 취지를 설명했다.
한경협은 이날 새 조직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삼성(삼성증권 제외),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 계열사는 한경협의 정관 개정이 주무부처 인가를 받으면서 한국경제연구원 회원사 승계 형태로 합류했다.
이와 함께 한경협은 김창범 전 주인도네시아대사를 상근부회장으로 선임했다. 김 부회장은 1981년 외무부에 입부(제15회 외무고시)했으며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주벨기에·유럽연합 대사, 주인도네시아 대사 등을 역임했다.
한경협의 첫 과제는 앞서 예고한 '윤리위원회' 구성이다. 4대 그룹 재가입 논의 시점부터 정경유착 근절과 조직 운영 건전성이 최대 화두였던 만큼 이를 감시할 조직의 투명성이 관건이다. 업계에 따르면 윤리위원회는 5명으로 류 회장이 직접 구성 중이며 추석 이후에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전경련 시절 '경제계 맏형'의 위상을 되찾을지도 주목된다. 한경협은 향후 조직의 방향성으로 '경제계 대표 싱크탱크'라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선언보다는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경협이 주도하는 경제계 이슈 파이팅이 중요하다. 최근 산업계와 노동계 이슈인 '노동법 개정안'과 'ESG 공시 의무화' 관련해서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국가적 이벤트라 할 수 있는 세계박람회(EXPO) 부산 유치 작업에는 대한상의가 중심으로 나섰다.
한경협은 최근 공급망 이슈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되는 가운데 기업의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 차별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류 회장 역시 취임 당시 자신의 강점으로 두터운 글로벌 네트워크를 내세웠다. 상근부회장으로 경제인이 아닌 외무부 출신을 선임한 것도 이 같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류 회장은 “한경협 회장으로서 위국헌신과 기업보국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우리나라가 글로벌 무대에서 G7 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