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 '카카오 알림톡' 서비스가 계륵으로 전락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법령해석 회신을 통해 카드사가 카카오 알림톡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여러 독소조항으로 사실상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금융업자 등 타업권과 달리 신용카드사들은 카카오 알림톡 서비스 활용에 제한을 받고 있다.
카카오 알림톡은 기업고객이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에서 안내 메시지를 보내는 서비스다. 기업은 카카오톡 내 이용자 사전동의 절차를 거쳐 정보성 메시지를 보낸다.
카드사 역시 현재 카카오 알림톡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가 2019년 4월 카드사 대표이사(CEO) 간담회를 열고 '카드산업 경쟁력 강화 및 고비용 마케팅 개선 방안 논의' 자리에서 카드신청 확인안내, 카드발급여부 안내, 카드배송 안내 등 내용이 경미하고, 무료로 제공되며 시스템 오류 등 발생 시 문자메시지(SMS·LMS)로 대체 발송 가능한 경우만 알림톡을 허용했다. 이는 중요한 정보가 데이터 부족 등으로 미수신 시 금융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정보성 메시지 전체'에 대해선 사실상 사용을 불허한 셈이다.
카드업계는 정보성 메시지 전체에 대한 구체적인 항목이 없어 사실상 장기간 그림자규제로 내려오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2019년 2월 지급결제 업체가 문의한 '카카오 알림톡 메시지 발송 관련 개별동의 필요 여부' 법령해석 회신을 통해 신용정보법상 여·수신 거래 관련 변동사항 등 통지방식 절차에 별도 규율이 없으므로 다른 법률에 규율이 없으면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이렇다 보니 카드업계는 규제 형평성을 지적하면서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미 전금업자 등 다른 금융업권에선 소비자 편의를 위해 광고나 개별 약관 등 정보성 메시지를 카카오 알림톡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를 카드업계만 제약을 두고 문자메시지 등으로 보내라는건 비합리적인 처사라는 것이다.
카드사가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한해 발생하는 비용만 여전히 수백억원에 달해 업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알림톡은 국민 대부분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활용해 확인이 쉽고, 최근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금융 범죄 잦은 상황에서 인증 마크가 붙은 기업이 보낸 것을 확인해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채팅방에서 문의나 소식 등을 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장점이 많다.
카드사 관계자는 “다른 업권과 달리 카드사만 카카오 알림톡 활용이 제한되고 있고, 금융당국이 정한 정보성 메시지에 범위가 구체적이지 않아 사실상 카드발송이나 결제내역 알림 등 제한적으로만 사용하는 실정”이라면서 “금융소비자 보호와 자체 비용절감에 따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사실상 그림자규제로 자리 잡은 알림톡 제한을 명확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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