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최초·최고·유일 방산기술력”…한화오션 '시흥 R&D캠퍼스'

한화오션
한화오션

지난 15일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방문한 한화오션의 '시흥 연구개발(R&D) 캠퍼스'는 방산기술 등을 실험하는데 분주했다. 한화오션은 국내 언론에 시흥 R&D캠퍼스를 처음 공개하면서 최근 증자한 2조원대 자금을 방산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이날 한화오션 개발진은 세계에서 톱티어 수준에 오른 방산기술과 시험설비를 설명하며 시종일관 자신감에 가득한 표정을 내보였다. '최초·최고·유일 방산기술력'을 주제로 내건 미니 강의에서는 업계를 선도하는 선두기업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2조원 중 45%인 9000억원을 글로벌 초격차 방산 솔루션 확보에 투자하는 역대급 결정을 내렸다”면서 “거제에 국내 최대 (방산) 사업장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 음향수조
한화오션 음향수조

한화오션은 이날 △HS4 육상관제센터 △자율운항선 관제센터 △중앙연구원 홍보관 △음향수조 △공동수조 △예인수조 △친환경·전동화 육상통합시험(LBTS) 등을 소개했다.

특히 조선업계 최초로 구축한 '음향수조'를 방산 기술력의 정점으로 표현했다. 시험장에 들어서자 얼핏 실내 낚시장이나 수영장을 연상시키는 수조가 보였다. 물속에서 음파로 표적의 음향학적 특성을 분석하는 시설이다.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유일하게 한화오션이 보유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부산 국제여객터미널 앞 수심과 같은 8.5m로 구현한 수조를 물 3만톤으로 채웠다. 물을 한 번 채우는 데 드는 비용은 200만원에 달한다.

한화오션 공동수조 실험 장면
한화오션 공동수조 실험 장면

세계 최대 규모 상업용 '공동수조'도 눈길을 끌었다. 선박 프로펠러 회전 속도에 따라 발생하는 캐비테이션(cavitation) 현상을 관찰하기 위한 설비다. 전체 길이 62m·높이 21m 규모에 최대 출력 4.5㎿를 자랑한다.

거대한 파이프가 'ㅁ' 모양으로 대형 터널을 형성하고 있었다. 총 3600톤 물을 순환시켜 최고 15m/s까지 유속을 형성한다. 빠르게 회전하는 프로펠러 움직임을 마치 슬로 비디오 화면처럼 보게 해주는 특수 조명이 인상 깊었다.

한화오션 자율운항선 관제센터
한화오션 자율운항선 관제센터

자율운항선 관제센터에서는 최근 진행한 자율운항 전용 시험선 '한비'(HAN-V)의 실험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영상 속 한비는 전방에 보이는 장애물을 인식하고 각각의 속도 등을 계산하면서 힘차게 달리고 있었다.

강중규 한화오션 중앙연구소장
강중규 한화오션 중앙연구소장

센터는 한비를 원격 제어하는 시설이다. 증강현실(AR) 기반 자율운항선 원격관제 시스템은 물론 디지털 트윈 기반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화오션은 오는 2030년까지 '레벨4' 수준 완전자율운항이 가능한 스마트십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강중규 한화오션 중앙연구소장은 “2조원 투자액은 기술개발, 시설투자. 인수합병(M&A) 등에 활용하게 될 것”이라면서 “지난 2018년 문을 연 시흥R&D캠퍼스는 그 결과를 보게 될 산실”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