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 전사 근무지 자율 선택제를 폐지한다. 내년부터 지정일은 필수 출근해야 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시행한다.
배민은 최근 타운홀 미팅을 열고 내년 1월부터 주 1회, 7월부터 주 2회 출근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배민은 올해 초부터 근무지 자율 선택제를 운영해 왔다. 사무실 출근, 재택 외에 업무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모든 장소에서 근무가 가능했다.
이에 따라 내부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부 게시판에는 이번 결정이 노사 협의 내용이 아니라며 회사의 일방적 발표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은 한곳에 모이지 않아도 충분히 함께 할 수 있는 근무 문화가 형성됐다는 점을 짚었다. 구성원 간 소통의 부재 또한 없다는 입장이다.
근무지 자율선택제를 통해 출근과 퇴근이라는 비용을 치르지 않고도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인재 채용에도 도움이 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하이브리드 근무제가 주 1회라도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협의한 내용이 아니라면 얼마든지 거부감이 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변화가 필요할 경우 토론과 숙의의 과정을 거쳐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국환 배민 대표는 글로벌 테크 회사가 이미 재택근무에서 출근을 요구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며 제도 변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근무지 자율선택제로 인해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6개월간 평균 일주일에 한번도 동료와 대면하지 않았던 구성원은 전체의 50% 수준이고, 2주에 한번도 대면하지 않는 경우 역시 20% 수준이라고 밝혔다. 나와서 일하자는 말을 꺼내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대면하는 기회가 줄어들면 지속적으로 유대감을 약화시키고 조직력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 우려했다.
플랫폼 기업은 최근 재택근무, 근무지 자율 선택제 기조를 축소 중이다. 카카오는 플랫폼 기업 중 처음으로 재택근무를 폐지했다. 야놀자는 2020년부터 지속해온 전원 자율 근무제를 4월부터 주 2회, 6월부터 주 3회 출근으로 변경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최근 재택근무 폐지를 검토한바 있다.
구성원들은 불만이다. 인크루트가 지난 4월 재택근무를 경험한 직장인과 구직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이 재택근무를 축소하거나 폐지한다면 이직을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는 팬데믹으로 생긴 현상이 엔데믹으로 인해 이전처럼 돌아가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라 분석했다. 이미 리모트 워킹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개인의 일탈, 결속력 강화 등의 이유로 출근 문화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특히 집단 문화가 발달한 한국의 경우 근무 문화가 회귀 중”이라며 “지속 가능한 기업 문화를 위해 다양한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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